'무늬만 법인차' 줄어드나…이르면 7월 연두색 번호판 부착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법인용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사진)을 부착한다. 세제 혜택을 노리고 고가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구매한 뒤 사적으로 이용하는 꼼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1억원이 넘는 초고가 외제차의 80%가 법인 명의로 팔리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앞으로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으면 세제 혜택을 주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제시한 번호판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법인차에 대해 밝은 연두색의 전용 번호판을 적용하고, 앞으로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에만 세제 혜택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은 공공 분야에서 쓰이는 관용차와 민간 분야에서 법인이 구매하거나 리스한 승용차다. 민간에서 대여사업용으로 구매한 렌터카는 지금도 ‘하, 허, 호’ 등 전용 문자 번호판을 쓰고 있어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법인 명의로 구입·리스한 전기차 역시 기존 친환경 번호판이 아니라 연두색 법인 전용 번호판을 부착하게 된다. 공단은 이번 조치로 연간 15만 대의 신규 법인 승용차가 전용 번호판을 부착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전용 번호판 도입에 나선 것은 최근 법인차 제도를 이용한 탈세 문제가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신규 등록된 취득가액 1억원 초과 4억원 이하 차량 중 법인 소유는 71.3%에 달한다. 4억원 초과 차량은 88.4%가 법인 소유 승용차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을 약속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기존 법인차에 대해선 전용 번호판으로 교체해야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자발적인 번호판 교체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