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부동산중개업소 신규 개업이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폐업하거나 휴업한 공인중개사도 급증했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은 1만4757건으로, 2021년 1만6806건에 비해 12.1% 줄었다. 2013년(1만5816건) 후 가장 적은 규모다.

중개업소 개업, 9년 만에 최소
상반기까지는 공인중개사의 신규 개업이 휴업과 폐업보다 많았으나,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지난해 8월부터 폐업 수가 개업을 넘어섰다. 작년 하반기 전국 공인중개사 폐업(6902건)과 휴업(596건) 수는 신규 개업(5868건)을 1000건 이상 웃돌았다. 지난달엔 폐업이 1908건으로 월간 기준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작년 하반기 1718곳이 신규 개업하는 동안 2178곳이 폐업하거나 휴업했다. 부동산 침체가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은 작년 하반기 중개업소 366곳이 신규 개업한 반면 77% 많은 648곳이 폐업·휴업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거래 건수가 급감하면서 부동산중개업계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1월까지 전국 주택 거래량은 48만18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96만1397건)에 비해 50.1% 급감했다.

부동산중개업계의 어려움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이달 초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큰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전국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1월 첫째 주 17.7로 전주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매수·매도세 중립인 지수 10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팔려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의미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