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시범 아파트, 용산구 한남 5구역 등 재건축·재개발 ‘대어’로 불리는 사업장이 올해 잇달아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노른자 사업지로 꼽히는 만큼 벌써부터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대형 건설사 간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의도 시범, 한남 4·5구역 등 수주전 막올랐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최근 시범 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사전 홍보전에 들어갔다. 1971년 준공돼 52년이 지난 시범은 2021년 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재건축, 재개발) 대상지로 선정됐다. 작년 11월엔 2500가구,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이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확정됐다. 한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시범은 ‘여의도 재건축 1호’ 아파트라는 상징성을 지녀 강남 못지않게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범에 이어 신속통합기획 대상지인 삼부와 한양도 조만간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강북 알짜 재개발 사업장으로 꼽히는 한남 5구역은 대형 건설사들의 자존심을 건 수주전이 예상된다. 건축 심의 절차를 밟고 있는 이 구역은 한강과 맞닿아 있어 한남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5개 구역 중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앞서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 3구역과 2구역은 각각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따냈다. 5구역은 3구역 시공사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DL이앤씨와 GS건설이 오래전부터 시공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남 2구역 시공사 선정 당시 막판 입찰을 포기했던 삼성물산도 시공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한남 4구역도 이르면 올 하반기 시공사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구역은 현대건설이 가장 적극적으로 수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노량진 뉴타운 최대어인 1구역에서도 현대건설과 GS건설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