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주공·장위 4구역 6천여가구 내일부터 일반분양
서울 청약경쟁률 164대 1→21대 1…집값 하락에 이자후불제까지
당첨일 달라 중복 청약 가능…"분양시장 바로미터될 것"

이번주 서울에서 청약을 받는 2개 대단지 아파트에 부동산 시장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대규모 단지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성북구 장위 4구역을 재개발하는 '장위자이 레디언트'가 그것으로 일반분양분만 6천가구가 넘는 데다, 집값 하락으로 청약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나오는 물량이라 그렇다.

전문가들은 이들 대형 단지의 청약 성패가 향후 청약시장 분위기를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본격 재개되는 서울 아파트 분양…청약시장 향배 가른다
◇ 집값 하락에 추락한 청약경쟁률…상한제 가격 매력도 반감
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평균 7.93대 1로, 지난해(19.79대 1) 대비 반토막이 났다.

과거와 같은 집값 상승기에 시세 차익을 노려 무조건 청약받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이 사라진 결과다.

특히 서울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 공사비 분쟁 등으로 주요 정비사업 단지들의 분양이 미뤄진 가운데,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평균 164.13대 1에서 올해 21.91대 1로 7.5배 가까이 낮아졌다.

치솟는 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집값 하락 여파로 가격 경쟁력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 하락으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조차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단지가 늘면서 '청약 불패' 신화를 이어온 서울에서도 청약 흥행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이달 6일 특별공급에 들어가는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전용면적 84㎡의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가 9억3천만원부터 10억2천만원에 책정됐다.

예전 같으면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최근엔 집값 하락으로 바로 인근에서 지난해 입주한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 84㎡의 매물 시세가 8억5천만∼9억5천만원까지 떨어졌다.

분양가보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싼 것이다.

강동구 둔촌 주공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 시세차익이 예상되지만 체감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분양가는 12억9천600만∼13억1천만원대로 행정구역이 다른 인근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 아파트 전용 84㎡의 매물(17억∼20억원)보다 싸지만 같은 강동구의 성내동 성내올림픽파크한양수자인 시세(14억∼16억원)와는 큰 차이가 없다.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은 옵션비용과 세금, 상한제 아파트에 2년 거주의무기간과 8년 전매 금지 제한을 고려하면 크게 매력적인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 중도금 대출 보증을 종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확대하면서 장위 레디언트는 전체 분양 물량이 모두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둔촌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전용 59㎡ 이하만 중도금 대출이 된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점을 고려해 서울에서 그간 보기 힘들던 이자후불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계약금 10%만 내면 중도금 50%를 이자 후불제로 빌려주는 것이다.

본격 재개되는 서울 아파트 분양…청약시장 향배 가른다
◇ 서울서 드문 이자후불제까지…"과거만큼 청약과열은 없을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둔촌 주공과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청약결과가 최근 침체한 분양시장에 불씨를 살려줄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청약에 이어 계약까지 성공할 경우 얼어붙은 분양 심리가 다소 회복될 수 있겠지만 실패할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단지의 일반분양분은 둔촌 주공이 4천786가구, 장위 레디언트가 1천330가구 등 총 6천116가구에 이른다.

특히 두 단지를 필두로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서울 정비사업 단지의 일반분양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이들 아파트의 청약 결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일 공개한 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코로나와 한파에도 하루 3천∼4천명 수준의 방문객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많은 물량이 공개되면서 대기 수요자들의 청약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아파트의 당첨자 발표일이 둔촌 주공은 이달 15일, 장위 레디언트는 16일로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만큼 두 곳 모두 공략하는 청약자들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계약률은 낙관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부 저층과 초소형에서는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중도금 대출 가능 금액이 12억원까지로 상향된 이후 서울에서 처음 분양되는 아파트여서 이들 단지의 청약 결과가 앞으로의 분양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으로 인해 과거만큼 청약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