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 2일 오후 4시22분
서울 시내 오피스 빌딩 거래가 실종됐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 광화문 콘코디언빌딩(옛 금호아시아나 사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서울 시내 오피스 빌딩 거래가 실종됐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 광화문 콘코디언빌딩(옛 금호아시아나 사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오피스 빌딩 거래는 말 그대로 올스톱된 상황입니다. 다들 손을 놓고 있습니다.”

서울의 업무용 부동산 거래가 멈췄다.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높아졌는데 건물 가격은 전혀 떨어지지 않은 탓이다. 오피스의 공실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임대료는 더 오르고 있다. 가격에 대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높이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내년에도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거래가 재개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좀처럼 안 떨어지는 매도자 눈높이
주택 이어 서울 오피스빌딩마저 거래 뚝 끊겼다
2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알려진 광화문 콘코디언빌딩(옛 금호아시아나 사옥)은 자금조달이 어려워 거래가 중단됐다. 매도 측인 DWS자산운용(옛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 8월 인수금액으로 약 6800억원(3.3㎡당 3700만원대)을 제시하며 마스턴투자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후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마스턴이 우선협상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삼동 아이콘역삼은 매도 측인 M&G리얼에스테이트와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3.3㎡당 40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원매자들이 인수를 포기한 경우다. 서소문동 동화빌딩도 매도 측인 마스턴투자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시티코어컨소시엄과의 가격 협상이 불발되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해 거래가 무산됐다. 타워8, 남산스퀘어, 용산더프라임 등도 모두 비슷하다.

거래가 실종된 건 금리 상승으로 시장 환경이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자들의 눈높이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젠스타메이트 부동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3.1%로 전 분기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임대료는 1.3% 올랐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작년 말과 비교하면 2.4%포인트나 내렸다. 강남권역 공실률이 1.6%로 가장 낮고 여의도는 2.3%였다. 서울 도심(종로구 중구 일대)은 4.9%로 권역 중 높은 편이지만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서울 오피스 임대료는 3.3㎡당 12만7000원으로 작년보다 3.2% 상승했다”고 말했다.
올해 오피스 거래 전년보다 17% 감소
부동산 투자업계에선 캡레이트(cap rate·자본 환원율)와 대출금리, 밸류에이션 격차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캡레이트는 건물 가치 대비 임대료 등 순영업수익을 뜻한다. 최근 SK리츠가 편입한 종로타워의 매입가는 6215억원(3.3㎡당 3390만원), 캡레이트는 2% 후반대로 알려졌다. 서울 도심지역의 평균 캡레이트는 3.5% 수준이다. 이 정도로는 이미 연 7~8%대로 올라선 선순위 대출 금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2020년 1분기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올해 4분기엔 거래가 모두 멈춰섰다. 올해 총 오피스 거래금액은 전년보다 17% 감소한 10조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거래가 하나도 성사되지 않는 건 기정사실이고 내년에도 언제부터 거래가 재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