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모두 3~4%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 가격은 2024년 전후로 저점을 확인한 후 횡보하는 ‘L(엘)’자형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수요 위축, 거래절벽, 가격 급락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권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주택 가격, 금리 상승, 상환 부담 증가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내년에는 주택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공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주택시장 전반의 경착륙 위험이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위원은 “주택 가격은 전체적으로 하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모두 3~4%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향후 주택 가격은 2024년을 전후로 저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크고 가격 변동이 ‘L(엘)’자형 모습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가격 하락 후 상당 기간 횡보 흐름을 보일 것이란 얘기다.

내년 건설 경기는 자금시장 불안정과 공사비 증가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건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내년 건설 투자는 0.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시장은 건축 허가 등이 증가했음에도 공사비 증가, 자금조달 부담 등에 따라 착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둔화에 따른 비주거용 건물 투자 감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으로 토목 투자가 부진하다”며 “내년 건설 투자는 0.4% 줄어들며 침체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건설 경기는 침체기 하단으로, 침체가 지속될지 회복기로 전환될지는 자금시장 안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금융 환경이 개선되는 2024년부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일한 원장 직무대행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이므로 정책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