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리 인상으로 매수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역대 최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올 들어 네 번째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54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의무 신고 기간이 계약 후 30일 이내인 만큼 아직 기한이 이틀 정도 남았지만 추세상 직전 최저치(610건·9월)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역대급 거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월 816건으로, 처음으로 월 거래량이 1000건 미만을 나타냈다. 이후 거래량 1000건 이상을 회복하며 매매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7월 644건, 8월 671건, 9월 610건 등으로 갈수록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번까지 올 들어 네 번이나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종로구는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4건에 불과했고 용산구와 광진구는 각각 8건, 9건으로 조사됐다. 대단지 아파트가 몰린 양천구(16건)와 서초구(17건), 강남구(26건) 역시 갈수록 거래량이 줄고 있다. 그나마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진 송파구(45건), 성북구(43건), 노원구(42건) 등만 ‘급급매’ ‘초급매’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면서 전월보다 거래량이 다소 늘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잇달아 내놓은 이달에도 이날 기준 거래량이 333건에 머물고 있다. 광진구(2건), 종로·중·동작구(3건), 강북·용산구(4건) 등 대부분 지역이 한 자릿수를 나타낼 정도로 거래가 얼어붙었다.

다음달부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옥죄던 ‘15억원 이상 대출 금지’ 규제가 사라지지만 매수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여전히 있고 이자 부담도 크다”며 “일부 갈아타기 수요가 있지만 본인 집이 팔리지 않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