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만명 종부세 고지서 21일부터 날아온다 > 집값이 급락하면서 실거래가가 공시가 밑으로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속출하는 가운데 국세청이 21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12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7만 명 늘었다. 20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여의도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120만명 종부세 고지서 21일부터 날아온다 > 집값이 급락하면서 실거래가가 공시가 밑으로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속출하는 가운데 국세청이 21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12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7만 명 늘었다. 20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여의도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18일 만에 공시가격 현실화 관련 추가 공청회를 여는 건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실거래보다 공시가격이 높은 역전 현상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내년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 동결에서 추가 하향 조정 쪽으로 급선회한 것도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 하락세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당초 지난 4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1차 공청회에서 제안한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정부안으로 최종 채택할 계획이었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평균 90%를 맞추기 위해 매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져야 하지만 일단 내년은 동결한 뒤 기간을 늘리고 현실화도 추가 하향 조정하는 점진적 안이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된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건강보험료 등 60개가 넘는 행정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지면 중저가 주택을 보유한 서민층이나 취약계층까지 ‘세금 폭탄’을 맞게 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유예하더라도 결국 내년 보유세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추가적으로 인하해야만 국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을 동결해도 올해 한시적으로 낮춘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에 곱하는 과세표준의 기준율)이 내년에 다시 복구되기 때문에 결국 내년에도 세 부담은 커지게 된다.

'공시가보다 떨어진 집값' 현실화…9억 이상 아파트 최대 수혜볼 듯
특히 최근 들어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 하락세가 거세진 점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전용면적 76.5㎡ 기준, 1층)는 지난달 29일 19억850만원에 실거래됐다. 올해 기준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19억3700만원이다. 실거래가가 공시가보다 3000만원가량 낮은 셈이다. 공시가격이 11억3900만원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아파트(전용면적 73㎡ 기준)는 지난 7일 공시가격보다 2억원 이상 낮은 9억원에 직거래로 손바뀜됐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 주택의 공시가격은 내년에도 여전히 실거래가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년간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아파트의 현실화율은 약 6%포인트 올라 전체 아파트 평균 상승률 2.5%를 크게 웃돈다. 9억~15억원 아파트는 2020년 69.2%에서 올해 75.1%, 15억원 초과는 75.3%에서 81.2%로 뛰었다. 2020년 수준으로 현실화율이 환원되면 이들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2일 공청회에서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발표하는 현실화 계획 수정·보완 방안이 정부의 최종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