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연장으로 교통난 해소…인근 집값 타격은 불가피"
“콤팩트시티 조성과 5호선 연장 소식을 들은 집주인들이 최저가 수준이던 호가를 조정하거나 매물을 회수하고 있습니다.”(경기 김포시 운양동 W공인 대표)

정부가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사진) 건설과 지하철 5호선 연장 계획을 발표한 뒤 김포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교통난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공급 폭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경기 김포시 마산동·운양동·장기동·양촌읍 일대 731만㎡에 4만6000가구 규모의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조성하기로 했다. 5년 후인 2027년 분양을 시작해 2030년께 입주에 나서는 일정이다. 입주 시점에 맞춰 지하철 5호선도 연장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후 김포 주요 단지의 실거래가와 호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6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던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4억1500만원에 팔렸다. 작년 11월 7억8500만원에 거래됐던 인천 검단신도시 ‘호반써밋1차’ 전용 84㎡는 지난달 4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하철 5호선 연장이 수도권 서부지역 광역 교통의 숨통을 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생활권 자체가 커지고 일자리 유입 인구가 크게 늘어나 지역 부동산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호재를 반영하듯 운양동 일대 집주인들은 작년보다 1억원 이상 낮게 내놨던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김포 매물은 정부 발표일인 지난 11일 7866건에서 15일 7737건으로 1.6% 감소했다. 검단신도시가 있는 인천 서구는 같은 기간 6267건에서 6103건으로 2.6% 줄었다. 14일 김포와 인천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호선 연장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은 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추가 검토 사업’으로 남겨져 있다. 이르면 2024년 나오는 ‘5차 국가 철도망 계획’에 포함돼야 예비타당성 조사 등이 가능하다.

신도시 조성에 따른 물량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김포의 집값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 수요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