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사진=한경DB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사진=한경DB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 인근 시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3억원대 전용 59㎡ 아파트가 공급된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르면 내달 고덕강일지구에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아파트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내부에서 분양가를 3억5000만원 수준으로 잡았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아파트 건물 가격을 3억원으로 예상하고 SH공사 수익 등을 포함해 3억5000만원 내외로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변 시세의 절반은 물론, 전셋값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인근에 있는 강동리버스트 4단지 전용 59㎡의 매매 호가는 10억원, 전셋값은 4억∼5억원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 계획을 통해 5년간 공공분양 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분양은 나눔형(25만호)·선택형(10만호)·일반형(15만호)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SH공사는 나눔형에 속하는 고덕강일 2지구 3단지 500가구를 토지임대부 아파트로 공급하기로 했다.

분양자는 건물만 분양받기에 매달 SH공사에 토지임대료를 내야 한다. 입주 후 의무 거주기간 5년이 지나면 공공에 되팔 수 있고 이때 시세차익의 최대 70%를 보장한다. 토지임대료에 대해 김 사장은 월 30만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토지임대료를 미리 내는 선납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달 받기보다는 10년이나 50년 치를 선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책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H공사는 토지임대부 반값 아파트를 최대한 빨리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국회 통과만 잘 되면 연내 사전 예약을 받겠다"며 "청약통장을 이용해 예약금 없이 예약하되, 건물이 거의 완공된 뒤 직접 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청약통장 자격 상실 등의 불이익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SH공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덕강일 8단지의 분양 원가도 공개했다. 전용 59㎡ 분양 원가는 3억717만원으로, 이 가운데 건물 가격이 1억9000만원이다. 14단지의 분양 원가는 3억2649만원이고 건물 가격은 2억원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