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일대 / 사진=연합뉴스
인천 송도 일대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024년으로 계획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인천 인천대입구역~경기 남양주시 마석역) 착공 시기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재정 사업 구간(서울 용산역~상봉역)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세 차례 연속 참여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되면서다. 민자 사업 구간(인천대입구역~용산역, 상봉역~마석역) 역시 당초 계획인 연내 시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GTX-B 착공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GTX-B 수혜 지역으로 꼽혔던 인천 송도, 경기 남양주시 별내 등에선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집값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재정 구간, 세 번째 입찰도 불발
'깜깜한' GTX-B…사업자 선정 세번째 유찰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이 전날 마감한 GTX-B 노선 재정 사업 구간(1·2·3공구)의 입찰을 위한 3차 사전 심사 신청을 받은 결과, 3개 공구 모두 참여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모두 1·2차 사전 심사 신청 때와 마찬가지로 건설사 한 곳씩만 신청했다. 세금을 투입하는 재정 사업은 사업자 두 곳 이상이 응찰하지 않으면 입찰은 무효가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1차 입찰 유찰 직후 자료를 내고 “GTX-B의 2024년 상반기 착공, 2030년 개통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 대형 건설사 토목 담당 임원은 “건설 자재값 급등에도 공사비를 낮게 책정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데다, 대규모 철도 공사가 동시에 발주된 상황이어서 건설사들이 시공에 참여할 여력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특히 2·3공구는 이미 시공 참여 의사를 밝힌 DL이앤씨와 현대건설 외에는 입찰에 들어올 건설사가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가 참여 의사를 밝힌 GTX-B 2공구는 현재 DL이앤씨가 시공 중인 GTX-A 노선 서울역 구간과 겹치고, 현대건설이 도전장을 낸 3공구 일부 현장은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GTX-C 노선 청량리역 구간과 일치한다”며 “확실한 ‘연고권’을 가진 이들 회사에 비해 다른 건설사는 경쟁력과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철도공단은 1~3공구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수의계약이나 ‘설계·시공 분리 입찰’로 입찰 조건을 바꿔 내년 3월까지 실시 설계 적격자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수혜지 송도·별내 집값 수억원씩 ‘뚝’
정부는 7월 기본계획을 고시한 GTX-B 민자 구간의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를 연내 선정한 뒤 내년 실시협약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참여 업체 수 부족에 따른 입찰 무산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민자 구간은 당초 경쟁을 예고한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어렵다.

금리 인상 여파로 가뜩이나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GTX-B 개통 지연 가능성이 커지면서 GTX-B 호재 지역이던 송도, 별내 등의 집값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GTX-B 기점인 인천대입구역 인근 연수구 송도동 e편한세상송도 전용 70㎡는 지난 1일 5억7000만원에 팔려 직전 최고가(8억7500만원, 올 4월) 대비 3억원 넘게 하락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