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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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세종 상가 물건이 경매 시장에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실이 늘어난 데다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성도 악화한 영향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이 50%대인 ‘반값 상가’가 잇따르지만 이마저도 10개 중 3개 물건 정도만 주인을 찾았다.

28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경매에 나온 세종 지역 상가는 257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1~9월) 진행 건수(194건)보다 32%가량 늘었다.

세종 지역 상가는 2017년까지만 해도 경매 물건이 총 19건에 불과했다. 이후 2018년 13건, 2019년 76건 등이었고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에 90건으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292건 경매가 이뤄져 전년의 세 배를 웃돌았다. 올해도 남은 기간을 더하면 작년 진행 건수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공실 넘치고 매매도 잘 안돼…세종 상가 경매 물건 '산더미'
세종 지역 반값 상가는 매년 늘고 있는데 찾는 사람은 오히려 줄고 있다. 올해 세종 지역 상가 낙찰률은 평균 32%에 불과하다. 이는 경매시장에 나온 10개 물건 중 3개만 팔렸다는 의미다. 낙찰률은 2017년 이후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61% 수준에서 2018년 35.1%, 2020년 37.5%, 2021년 22.8%로 떨어졌다.

낙찰가율도 저조한 수준이다. 세종 지역 상가의 올해 낙찰가율은 평균 59%로, 감정가의 반값 수준이다. 2019년 51.3%, 2020년 58.3%, 2021년 58.0% 등 평균 50%대를 이어오고 있다.

세종 상가 경매가 속출하는 것은 일반 매매 시장에서 투자자에게 외면받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높은 공실률, 상가 공급 과잉 등이 누적되면서 세종 지역 상가는 투자 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세종 지역 상가 공실률(연면적 330㎡ 이하 소규모 상가 기준)은 13.1%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였다. 일반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를 초과하는 중대형 상가도 공실률이 20.2%에 달해 울산(21.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경매 물건이 급증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급 과잉이 심해 공실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매매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된 물건들이 경매 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