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의 오랜 걸림돌이던 초등학교 이전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압구정현대 1·2차’의 모습. 한경DB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의 오랜 걸림돌이던 초등학교 이전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압구정현대 1·2차’의 모습. 한경DB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압구정초등학교 이전 문제가 조만간 해소될 전망이다. 최근 재건축 조합이 시행한 투표에서 주민의 77%가 압구정초 이전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학부모 대상 조사에서도 찬성 의견이 높으면 해묵은 갈등인 초등학교 이전 문제가 해소되면서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해묵은 초등학교 문제 해결 가시권
압구정3 재건축 '초등교 이전' 걸림돌 해결되나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이 최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압구정초 이전 찬반을 투표한 결과, 77%가 초등학교 이전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다음달 압구정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한 뒤 찬성이 높으면 연내 서울시, 서울교육청 등과 최종 이전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전 후보지는 두 곳이다. 압구정 현대3차가 있는 성수대교 남단 쪽이 첫 번째 후보지다. 두 번째 후보지는 압구정고 서쪽의 주민센터 부근이다. 압구정3구역 조합 관계자는 “두 후보지 중 주민들이 원하는 곳으로 학교를 이전하도록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동 369의 1 일대 36만187㎡ 규모다. 압구정특별계획 1~9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중심부에 있다. 구현대아파트 1~7차, 10·13·14차, 현대·대림빌라트 등 총 4065가구가 들어서 있다.

초등학교 이전 문제는 압구정3구역 재건축의 아킬레스건이었다. 2016년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안이 공개되면서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이 계획안에는 압구정초를 이전하고 단지 중앙에 관통도로를 넣도록 돼 있는데 통학 거리, 안전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졌다.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인 지구단위계획은 건축물 높이와 용적률, 건축물 용도, 도로 등 전반적인 사항을 담은 가이드라인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되지 않으면 다른 사업 절차는 진행할 수 없다. 압구정초 이전 문제는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안이 심의에서 여러 차례 보류된 핵심 이유 중 하나였다.

올초 서울시가 ‘2040 서울플랜’을 통해 모든 재건축 사업장의 공통 장애물인 ‘35층 층수 제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압구정3구역은 초등학교 이전이 최대 걸림돌이 돼 왔다.
조합원 “늦으면 손해” 속도전 힘 실어
조합원들 사이에서 “재건축은 속도가 생명”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으면서 학교 이전 문제도 급물살을 탔다. 작년 4월 설립된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은 같은 해 12월 압구정 9개 구역 중 가장 먼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신청하는 등 빠른 사업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천천히 사업을 진행해도 상관없다는 분위기였는데 최근엔 노후도가 심해지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 빨리 추진하자는 의견이 늘었다”며 “증여 등을 통해 재건축을 원하는 젊은 층이 대거 조합원으로 유입된 영향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 등 다른 지역 재건축이 속도를 내자 ‘압구정만 사업이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시설 노후화도 이전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압구정3구역 조합 관계자는 “초등학교가 지어진 지 50년이 돼 재건축 후 학생 수가 증가하면 증·개축이 필수”라며 “개방감, 일조권 등의 문제와 별개로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핵심 재건축 지역인 압구정3구역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안 수립 이후 개별 정비사업계획안이 나오는 통상적인 재건축 절차와 달리 압구정3구역은 내년 초께 두 계획안을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 간 의사만 합치되면 이른 시일 내에 신통기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정비계획을 입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은지/이현일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