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음식값 인하 논란'…김진숙 도로공사 사장 결국 사의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형 공공기관장이 물러나는 일은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이어 두번째다.

23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22일 국토교통부에 사퇴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였다. 임기를 7개월 남기고 물러나는 셈이다.

김 사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청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전 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최근 도로공사는 휴게소 음식값 인하 요구를 거부한 뒤 국토부의 감찰을 받고 있다. 이런 점이 김 시장이 사장직 사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지난달 휴게소 음식값을 10% 내리자고 제안했다. 도로공사와 휴게소 운영 업체가 휴게소 음식 업체들로부터 취하는 수수료율(41%)을 낮춰 할인해주는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영업이익이 나빠져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경영평가에서 나쁜 점수를 받을 경우 공사 임직원 성과급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추석 연휴 직후 도로공사 고위 임원들에 대한 고강도 감찰을 지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로공사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공공연히 정부의 개혁에 저항하는 것"이라며 "반드시 혁파해야 할 구태라는 판단을 하게 돼 강도 높은 감찰을 지시한 것"이라고 도로공사를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토부 산하 기관장이 물러난 건 김 사장인 두 번째다. 지난달에는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사퇴 한 바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