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공작아파트가 정비구역 지정에 재도전한 지 4년 만에 인허가를 받았다. 현재 12층 높이인 이 단지는 49층의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경DB
서울 여의도 공작아파트가 정비구역 지정에 재도전한 지 4년 만에 인허가를 받았다. 현재 12층 높이인 이 단지는 49층의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경DB
서울 여의도 공작 아파트의 49층 재건축 계획이 확정됐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여의도 아파트 단지 가운데 지구지정안이 통과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활용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시범·한양 아파트도 이르면 연내 계획안을 확정하고 인허가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지부진했던 여의도 구축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여의도 재건축 인가 물꼬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현재 12층 높이의 아파트를 49층으로 재건축하는 계획을 담은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정비구역 지정은 새로 짓는 아파트의 용적률과 높이 등 사업의 틀을 확정하는 인허가 절차다. 더현대서울 길 건너편 상업지역에 자리잡은 공작아파트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8년에도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했으나 보류됐고, 이번에 4년 만에 인허가 문턱을 넘었다.

공작아파트 49층으로…여의도 재건축 '물꼬'
공작아파트는 490%에 달하는 높은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축물 바닥 면적 합의 비율)을 적용받아 기존 373가구가 582가구(공공주택 85가구 포함)로 늘어난다. 49층 아파트 건물 3동과 함께 업무시설과 대형 상업시설도 지을 계획이다.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맡은 KB부동산신탁은 보행로 공공성, 공공주택 평형 조정 등의 보완 사항을 반영해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계획안은 서울시가 수립 중인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안’과의 통일성을 감안해 추가 수정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 내 상업지역에서 기존 재건축 정비사업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인허가를 받은 첫 단지”라며 “향후 여의도 일대 재건축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범 한양 등은 신통기획으로 가속도
자체 재건축 방식인 공작 아파트와 달리 여의도 대단지인 시범 아파트를 비롯 한양아파트 등 여타 단지들은 서울시의 신통기획을 활용해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준공 후 51년이 된 시범 아파트는 건축 계획안 등 재건축 계획 수립에 한창이다. 이르면 연내 계획을 확정시킨 뒤 정비구역 변경 지정, 건축심의와 환경·교육 관련 인허가를 한 번에 통과할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13층 높이의 1584가구 규모 단지를 지상 최고 60층, 2300~2400여 가구 대단지로 새로 지을 계획이다. 한강변 공원과 문화시설 조성을 위해 부지 일부를 서울시에 공공기여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양아파트도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 최고 50층, 1000여 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1975년 준공된 이 단지는 용적률 252%로 현재 588가구 규모다. 삼부아파트 역시 최근 신통기획 단지로 선정됐다. 당초 한강변 목화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한강 조망권 등을 놓고 분쟁이 벌어지자 단독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하철 여의도역 남측 광장아파트 28번지(3·5~11동)도 최근 영등포구와 협의를 마치고 서울시에 신통기획 단지 지정을 신청했다.

여의도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이 모처럼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가 막판 복병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 사업 활성화 의지가 있어 인허가 문제는 해결됐다”면서도 “지금의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계속 적용되면 주민들의 부담이 예상을 뛰어넘는 탓에 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