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초대형은 연일 신고가…시장 냉각에도 희소성 부각
주택 매매거래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서울 강남권 초대형 평형에선 연일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대형 면적이 희소성을 인정받으면서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퍼스티지(사진) 전용면적 222㎡(81평형)는 지난달 84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3월에는 같은 층, 동일 면적이 80억원에 거래됐다. 인접 단지인 반포자이는 6월 전용 216㎡(80평형)의 매매가가 72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3월(69억원) 대비 3억원 올랐다.

반포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제외 지역으로 규제 풍선효과를 누렸지만 최근 들어 매매가 상승률이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오름세를 보이던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이달 들어서는 보합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랜드마크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오는 데는 대형 면적에 대한 선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신축 단지들은 전용면적 165㎡ 이상 대형 면적이 굉장히 희소한 상황”이라며 “강남권 거주를 원하는 자산가들의 선택지가 생각보다 넓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하는 경우 단지 내에서 임대 비율과 소형 면적을 늘려야 하는 사례가 많아 초대형 면적을 많이 배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도 한 달 만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면적 164㎡(67평형)의 지난달 거래가격은 48억원으로 동일 면적의 전달 매매가격(43억5000만원) 대비 10.3% 올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권에서 매매 건수가 극도로 감소한 와중에 신고가 거래가 종종 체결되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는 대출 규제 등으로 자산가들만 강남권 매매에 나서고 있지만 규제가 해소되면 수요가 더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