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시장의 ‘거래 절벽’ 장기화로 거래 회전율이 9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부동산 거래 회전율은 매매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거래 회전율 급락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에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매매 거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전국 각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는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속속 폐업에 나서고 있다.
대전 회전율, 전국 최저
114개월 만에 최악 거래난 …중개업소 짐싼다
1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7월 전국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거래 회전율은 0.41%를 기록했다. 2013년 1월(0.32%) 이후 9년 반 만에 최저치다.

거래 회전율은 소유권 이전(매매)을 신청한 부동산 수에서 말일 기준 거래 가능한 부동산 수를 나눈 값에 100을 곱한 수치다. 거래 회전율이 0.41%라는 것은 거래 가능한 부동산 1만 개 중 41개만 매매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던 2020년 12월만 해도 거래 회전율은 0.95%까지 올랐다. 지난해 6월부터 낮아지기 시작한 거래 회전율은 올 2월 들어선 0.4%대로 내려앉았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의 거래 회전율이 0.25%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0.28%), 세종(0.32%), 부산(0.34%), 대구(0.38%) 등도 전국 거래 회전율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빠르게 식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8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는 90.1로 전주(90.5)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 올 5월 둘째주부터 13주 연속 내림세다. 2019년 11월 둘째주(87.5)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의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를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0~200 점수로 수치화한 것이다. 기준인 100을 밑돌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최소 연말까지는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장 안팎의 전망과 여름 휴가철 영향이 맞물렸다”며 “매수 문의 자체가 사라지면서 거래가 줄고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장사’ 옛말…문 닫는 업소 속출
거래 절벽이 길어지는 양상을 띠면서 공인중개사무소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해 문을 닫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6월 공인중개사무소는 전국에서 1249곳이 개업하고 1148곳이 폐업했다. 휴업한 공인중개사무소도 81곳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개업 건수는 가장 적고, 폐업 건수는 가장 많다. 올 6월 폐업 건수는 전월(727건)에 비해 57.9% 뛰었다. 월 기준 1000건을 넘어선 것도 올 들어 처음이다. 집값 하락과 무더기 미분양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대구는 올 상반기 폐업률이 70%에 달한다. 10명 중 7명꼴로 문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상황도 다르지 않다. 폐업과 휴업을 합한 건수가 개업 건수보다 많아지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개업 건수가 폐업보다 두 배가량 많았는데 올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며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업 사례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달 이후 단 한 건의 매매 거래도 체결하지 못했는데 물가는 급등하고 월세까지 내야 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