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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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매각된 강원 원주 지역 한 아파트 경매에 응찰자 75명이 몰렸다. 한 차례 유찰돼 최저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30% 낮아진 물건이어서 응찰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치열한 입찰 경쟁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시세와 비슷한 가격대에 팔렸다.

8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원주 무실동 무실세영리첼2차 전용 85㎡는 감정가(2억5900만원) 대비 65% 많은 4억2700여만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은 한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 낙찰가가 1억813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아파트는 시세의 반값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응찰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2019년 감정평가가 이뤄져 3년치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2019년 12월 1차 매각에서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보다 30% 낮아졌다. 이후 3년 가까이 2차 매각이 미뤄졌다가 다시 경매시장에 등장한 물건이다.

법원은 통상 첫 매각일을 정할 때 4회차까지 매각일을 공고한다. 일반적으로는 한 달 주기로 정해진다. 송달 문제, 소송 등으로 매각일이 연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물건의 경우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기각 결정이 날 때까지 경매가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원주 지역 집값은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무실세영리첼2차 전용 85㎡는 2019년 12월 당시 2억5900만~2억95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작년 4월엔 실거래가 4억원대를 돌파했고 지난 5월 신고가 5억4000만원을 경신했다. 현재 매도 호가도 4억5000만~5억5000만원 수준으로, 감정가를 크게 웃돈다.

이 물건에는 저가 매수를 노리는 응찰자 75명이 몰려 지난달 기준 강원 지역 입찰 경쟁률 1위를 차지했다. 전국으로도 경기 부천 중동 중흥마을주공(응찰자 수 8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었다. 응찰자가 몰려 반값 낙찰은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호가(최저가 기준)보다 2000만원가량 낮은 수준에 팔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으로 전국적으로 매수세가 주춤한 와중에도 강원은 집값 상승세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지역”이라며 “이런 지역적 특징과 3년 전 감정가 등이 작용하면서 응찰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