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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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이 종합부동산세 중과세 폐지 발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를 폐지하면서 강남3구를 비롯해 서울 각 지역에서 집주인들이 본격적으로 매물 거둬들이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총 6만194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종부세 중과세 폐지를 발표하기 직전인 6만4046건에 비해 2097건(3.3%) 줄었다. 이 기간 서울에선 도봉구의 아파트 매물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날 기준 도봉구의 아파트 매물은 2037건으로, 정부의 종부세 중과세 폐지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2170건에 비해 6.2% 감소했다. 구로구의 아파트 매물도 같은 기간 3048건에서 2866건으로 6% 감소했다.
"종부세 부담 줄었다, 버티자"…줄어드는 서울 아파트 매물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서초구의 감소 폭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21일 4239건이었던 서초구의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으로는 3999건으로 줄어 5.7%의 감소 폭을 나타냈다. 양천구와 송파구의 아파트 매물도 이 기간 각각 5.7%, 4.4% 줄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세 부담이 커 급매물로 아파트를 내놨던 집주인 중 일부가 매물을 회수해달라고 연락이 오고 있다”며 “집값도 하락세인 데다 세 부담까지 완화된 만큼 다주택자들이 당장 아파트를 처분하기보다 ‘일단은 버텨 보자’는 심리가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발표한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따라 내년 종부세율은 1주택자와 다주택자 모두 2019년 기준(0.5~2.7%)이 적용된다. 그간 다주택자에게는 1.2~6.0%의 중과세율이 적용됐다. 종부세 부담 상한 역시 다주택자는 전년 대비 300%였지만 앞으론 1주택자처럼 150%로 낮아진다.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다주택자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다주택자들의 매물 회수 움직임이 집값 하락세를 멈추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불어나 주택 매수 심리 자체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7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401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인 올 2월(815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랑은 7903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이후 가장 적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