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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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청약자나 모델하우스 방문객,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명품 가방, 자동차 등 경품을 주고 있다.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 오피스 등 투자 상품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미끼상품을 내걸어서라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다.

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북 칠곡군 왜관읍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청약자를 대상으로 추첨 경품행사를 진행한다. 1등과 2등에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3등에는 루이비통 지갑을 준다. 이 밖에 삼성 의류 건조기, 무선 청소기 등도 경품 목록에 올라왔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도 단지나 단지 내 상가를 계약하는 수요자에게 샤넬 가방 등과 세탁기, 밥솥 등 추첨을 통해 경품을 준다. 앞서 1순위 청약 등 청약을 넣는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냉장고, 스타일러 등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수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뿐만 아니라 오피스 등 투자상품 분양 시장에서도 고가 경품이 나왔다. 경기도 화성시 송동에 들어서는 약 600실 규모(소형 사무실 564실, 업무시설 31실) '동탄푸르지오 시티 웍스'는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벤츠 등 자동차, 가전제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에서 내건 경품행사. 사진='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 홈페이지
경북 칠곡군 왜관읍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에서 내건 경품행사. 사진='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 홈페이지
분양 시장은 지난해까지만하더라도 상품을 내놨다 하면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러나 고점 인식, 금리 인상 등에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고가의 경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건설사나 시행사 입장에서는 미분양 물량을 끌어안고 있는 것보다 분양 물량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애쓰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단지는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 실질적인 금융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대구 남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4~6회차 중도금 무이자 혜택(일부 가구)을 제공한다. 이 단지 오피스텔도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아파트와 동일하게 적용하고 중도금 60%를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취득세도 일부 지원된다.

달서구 본동에 짓는 '달러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는 100%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분양 후 계약자들이 일정 시점 계약 해지를 원할 시 위약금 없이 계약금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를 말한다. 대구 뿐만 아니라 수도권 외곽과 지방 등 전역에 걸쳐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단지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분양시장에 경품, 이자 지원 등 실수요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눈에 띄게 늘어난 이유는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점 인식이 확산하고 있고, 금리도 올라 수요자 부담이 커지자 시장 분위기가 식으면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72대 1을 기록했다. 2020년 27.92대 1이었던 평균 경쟁률은 2021년 19.79대 1로 낮아지더니 올해는 2020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등 입지가 좋은 지역에서 분양해도 고배를 마시기 일쑤"라면서 "사업자 입장에선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미분양으로 입는 손실이 수억원에 달하다보니, 분양 초기에 경품 등으로 관심을 끌어 물량을 해소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