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시장 성장 한계"…국토부, 해외 진출 지원 나서
정부가 건설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내 주택·건축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한 데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건설산업 성장성·수익성이 동시에 악화하고 있어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관련기사 본지 6월 29일자 A1, 3면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건설사들로부터 해외 건설 시장 진출을 위한 애로사항을 취합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부터 그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억눌렸던 해외시장에서 발주 봇물이 쏟아질 전망이지만 건설사들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특히 유가 급등으로 자금력이 풍부해진 산유국이 인프라 확충에 공격적으로 나서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를 확대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400억~500억달러로 잡았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회사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127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데도 국내 건설사들은 여전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열 경쟁과 자재 가격·인건비 상승까지 맞물려 건설사 수익성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리 인상까지 본격화하면서 주택 시장 성장률이 갈수록 둔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이날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와 함께 건설사를 대상으로 민관협력 해외투자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설명회를 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국토부는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금융을 소개하고, 베트남·멕시코 등 특정 지역에 진출할 때 필요한 필수 법령, 세무 정보 등을 소개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선진국 건설사들이 잠식하고 있는 기존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현지 법률, 세무 정보, 조세 체계 등과 관련한 사전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 이하 건설사도 해외 시장 진출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한국수출입은행 등과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확대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