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보다 서울 가깝다" 원당뉴타운 첫 분양
‘낡은 아파트와 정돈되지 않은 상가, 전신주가 어지럽게 얽혀 있는 골목….’

198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지구’ 일대 모습이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을 바로 이용할 수 있어 1기 신도시 일산보다 서울 접근성이 더 좋다고 평가받지만, 구도심이 워낙 낙후돼 저평가된 주거지로 꼽혔다.

최근 정비업계에서 원당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덕양구 식사동, 주교동 일대에 조성하는 ‘원당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2008년 시작한 개발사업으로 1만1000가구를 공급, 2만7000명이 거주하는 주거단지로 조성하는 도시계획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원당4구역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조감도)이 분양 스타트에 나서면서 수도권 실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도심 인프라 바로 이용 가능

"일산보다 서울 가깝다" 원당뉴타운 첫 분양
11일 롯데건설과 원당4구역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이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신청서를 접수한다. 13일에는 1순위 기타, 14일에는 2순위를 접수하고, 20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입주 예정은 2024년 8월이다.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은 지하 6층~지상 36층, 11개 동 1236가구 규모(전용면적 35~84㎡) 대단지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전용면적 35~59㎡ 629가구다. 주력은 실거주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로 A·B형을 합쳐 598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원당뉴타운 가운데 4구역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고양시청에 따르면 원당뉴타운은 8개 정비구역 가운데 1·2·4·8구역이 사업을 추진 중이고, 4구역이 유일하게 일반분양 절차에 들어갔다. 3·5·6·7구역은 정비구역이 해제(제척)돼 주민들이 재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일산보다 서울 가깝다" 원당뉴타운 첫 분양
특히 4구역은 원당뉴타운 사업지 중 서울지하철 3호선 원당역이 가장 가깝다. 준공될 단지와 가장 가까운 동을 기준으로 원당역까지 걸어보면 5분 이내(400m)에 닿을 수 있다. 몇 년씩 걸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현재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을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종로3가역, 고속터미널역 등을 환승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원당뉴타운 지역에는 고양시청역 등 추가 교통호재도 있다. 고양은평선, 식사트램, 교외선 등의 신노선이 예정돼 있다.

서울 직주근접인데 5억원대 분양

단지 바로 맞은 편에는 ‘고양성사 도시재생 혁신지구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도시재생지구로 지정한 곳으로, 쇠퇴지역에 공공 주도로 주거·상업·산업 기능을 넣은 개발사업이다. 2024년 준공 예정이며 공영주차장, 근린생활시설·판매시설, 국공립어린이집 등이 들어선다.

원당 구도심에서 형성된 기존 상권이 있어서 뉴타운이 다 완성되지 않더라도 바로 이용가능한 편의시설이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단지 앞 하나로마트와 원당시장이 있고, 롯데마트와 이케아, 스타필드 등을 차로 10~15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문화시설인 고양어울림누리, 성사체육공원 등도 가깝다.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은 서울 출퇴근을 고민하는 젊은 무주택자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이 공지한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5억2900만~5억8600만원 선이다.

분양 관계자는 “인근 래미안 휴레스트, 원당e편한세상 등 가장 최근인 2009년 준공된 아파트 시세를 참고해 분양가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용 59㎡ 기준으로 래미안 휴레스트의 지난달 매매가는 5억8000만원, 원당e편한세상은 지난해 9월 6억45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스카이엘의 입주 시기를 기준으로 이들 아파트와는 16년 정도 연식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분양가라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원당역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이 단지에서 전용 84㎡를 분양받을 수 있는 조합원 입주권이 6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원 입주권은 대출 없이 목돈을 한 번에 대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고양=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