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 모습. 사진=뉴스1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 모습. 사진=뉴스1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서울시의 중재안과 관련해 "합의한 바 없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김현철 둔촌주공 조합장은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를 통해 합의안 9개 항을 받았으나 동의하기 어려웠다. 이후 전혀 진전이 없었다"며 서울시가 발표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양측을 각각 10여 차례 만나 이견을 조율한 끝에 9개 쟁점 사항 중 8개 조항에 합의에 이르렀다"며 "최대 쟁점인 상가 관련 조항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계획대로 합의가 이뤄지면 내년 1월께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이라며 사태 정상화를 시사했다.

다만 김 조합장이 "서울시의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며 상가 조항 외의 내용도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김 조합장은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가 처음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해당 안은 시공사업단이 거부해 무산됐다"며 "지난달 29일 받은 9개 항은 조합에 불리한 내용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중재안은 조합이 합의한 이행사항을 모두 완료할 경우 공사를 재개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 경우 연내 공사 재개가 불가능하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조합의 입장이다.

시공 계약을 도급제로 변경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조합은 "대물변제 비율, 대물변제 방식 등이 수정되지 않은 채로 계약의 성격이 도급제라는 확약만 넣는 방식"이라며 "분쟁의 소지를 남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 계약서를 바탕으로 일반분양을 신청하라는 시공사업단의 요구도 조합원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공사를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 모습. 사진=뉴스1
공사를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 모습. 사진=뉴스1
조합은 상가 관련 조항을 두고 "60일 이내 상가 문제를 합의하고 총회의결을 거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면 조합은 어떤 부당한 요구에도 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며 반대 의사를 거듭 표명했다.

서울시가 9개 항 가운데 8개 조항이 합의됐다는 발표를 한 것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우리는 합의한 바 없다. 서울시가 불쑥 대부분의 사항에 합의했다고 공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는 "김 조합장이 8개 조항에 동의한다는 자필 서명을 했고, 금일 발표에 대해서도 사전에 안내받고 동의했다"며 중재안에 합의한 바 없다는 조합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 내에서 집행부의 입장이 어려워 지금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가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이 서울시의 중재안에 반발하면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신속한 정상화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주공아파트' 부지에 85개 동, 지상 최고 35층, 총 1만2032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4월 15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내달 말 7000억원 규모 사업비 대출도 만기가 돌아온다. 시공사업단이 보증 연장을 거부했고 대주단도 대출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출 보증을 섰던 시공사업단은 조합이 자체적으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대위변제를 하고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업계는 시공사업단이 구상권을 청구하면 조합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