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5년간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노원구 집값이 현 정부 출범 전후로 줄곧 하락세를 띠고 있다.

"노원구 집값, 文정부땐 좋았는데…"
14일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임기를 마친 지난달까지 노원구 아파트값은 77.89% 올랐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 기간 3.3㎡당 아파트값은 1641만원에서 3729만원으로 뛰었다. 자치구 간 순위 역시 21위에서 16위로 다섯 계단 올랐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전후로 노원구 아파트값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2일 100.05였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일 100.00에 이어 99.96→99.93→99.92로 떨어졌고, 이달 6일에는 99.88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통계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노원구가 유일하다.

개별 단지를 살펴보면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3930가구)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8일 8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5월 9억4000만원에 매매된 데 비해 1년 사이 약 1억원 떨어진 것이다.

반면 지난 정부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종로구 집값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종로구 아파트값은 2017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상승률이 35.96%로 노원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종로구의 3.3㎡당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2218만원에서 3729만원으로 올랐다. 순위는 12위에서 16위로 네 계단 내려가 노원구와 같아졌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주간 종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16일부터 100.96→101.04→101.18→101.31로 오르고 있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난해까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 ‘영끌’, 갭투자가 성행했지만 올해는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으로 거래가 뜸해지며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종로구의 경우 최근 청와대 개방, 대통령실 이전으로 상권 활성화 기대가 반영되면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서울시에서 용산 국제업무지구, 세운지구 등 개발 호재가 언급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