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 시범사업지를 방문해 주민 및 관계자들과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한경DB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 시범사업지를 방문해 주민 및 관계자들과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한경DB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한양, 강남구 대치미도 등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적용받는 대표 단지들의 재건축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 20여 곳에 대한 ‘모아타운(모아주택)’ 정비사업도 한층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임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대표적 도시정비사업들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5월부터 규제 완화를 통한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신통기획과 모아타운을 적극 추진해왔다.

하반기 시범·한양 정비구역 지정

여의도·대치 '신통기획' 재건축 빨라진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신통기획을 적용해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장은 50여 곳에 이른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 서울시가 공공성을 확보한 정비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인허가 절차를 대폭 줄여주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일반적으로 5년 이상 걸리지만 신통기획은 2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어 사업속도가 빨라진다.

올초까지만 해도 오 시장은 집값 상승을 우려해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에 신중한 모습이었지만 연임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 신통기획에 본격 착수한 단지는 △여의도 시범 △여의도 한양 △대치미도 △서초진흥 △압구정2~5구역 △잠실장미1~3차 △송파한양2차 △구로우신빌라 △고덕현대 등 9곳이다. 여의도 시범·한양을 시작으로 대치미도 등이 올 하반기 내 구역 지정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2~5구역과 잠실장미1~3차 등은 내년 상반기 구역 지정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들 단지에선 신통기획안 마련에 착수했다”며 “순차적으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단지별로 주민간담회를 열어 구역 지정 단계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신통기획안 윤곽이 나오면서 매수 문의가 부쩍 많아졌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실제 거래는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범아파트는 작년 10월 매매 이후 6개월 만에 실거래가 나왔다. 지난달 5일 전용 60.96㎡가 17억4500만원에 매매됐다.

이달 모아타운 대상지 25곳 결정

소규모 정비사업도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소규모 주택단지를 하나의 단지처럼 묶어 재개발에 나서는 ‘모아타운(소규모 주택관리지역)’이 대표적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월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들이 소규모 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새로운 정비 방식 유형인 ‘모아타운’을 도입했다.

신·구축 건물이 섞여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웠던 10만㎡ 이내 노후 저층 주거지역을 하나로 묶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 기반시설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대상지 선정을 위한 공모에 나선 결과 14개 자치구에서 30곳이 참여했다.

앞서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 2곳은 시범 사업지로 선정돼 진행 중이다. 이달 선정위원회를 통해 25곳 내외 대상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되면 해당 자치구에서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서울시의 주민공람, 통합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은 정비계획 수립부터 준공까지 통상 8~10년 걸리지만 모아타운은 정비계획 수립, 조합추진위 승인 등의 절차가 없어 2~4년으로 단축할 수 있어 대상지들이 정해지면 주택공급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