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돼도 재건축 규제 풀린다…GTX 노선 신설·연장도 '폭발력'
6·1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지역 후보들이 공약을 쏟아내는 가운데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 부동산 공약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 지역 개발 정책 등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면 부동산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경기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에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공약 대결

누가 돼도 재건축 규제 풀린다…GTX 노선 신설·연장도 '폭발력'
선거 격전지인 서울에서는 후보의 부동산 정책 대결이 치열하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다. 누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든 규제를 통한 시장 옥죄기보단 주택 공급 확대안이 힘을 얻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송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부동산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송 후보는 지방선거 승리 시 시장 직속으로 ‘재개발·재건축 지원단’을 신설하고 용도지역 변경을 포함해 용적률 상향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안전진단 심사 폐지, 1가구 1주택자의 재건축 부담금 완화 등도 눈에 띄는 공약이다.

송 후보는 또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내세우며 1주택자 표심을 노리고 있다. 내곡동 개발을 통한 반값 아파트 5만 가구, 구룡마을 개발을 통한 1만2000가구 등을 포함해 4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오 후보는 ‘집 걱정 없는 서울’을 내걸고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하나둘 성과를 내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모아타운’은 그의 무기다. 오 후보는 민간 주도 개발을 공공이 지원해 정비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신속통합기획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다가구·다세대 밀집 지역의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모아주택·모아타운을 추진한다. 또 타워팰리스 같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을지로 세운상가 등 도심을 녹지생태도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공약도 관심을 끌고 있다.

면적을 늘리고 스마트화 기능을 갖춘 청년주택 ‘2030 스마트홈’과 근거리에 거주하거나 동거하는 부모·자녀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3대 거주형 효도주택’ 등의 공약도 유권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GTX 확대 경쟁 치열한 경기

누가 돼도 재건축 규제 풀린다…GTX 노선 신설·연장도 '폭발력'
경기지사 선거에선 GTX 노선 확대를 둘러싼 공약 경쟁이 치열하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모두 재건축·리모델링 등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공약했다.

GTX 노선 확대도 결을 같이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조금 차이가 있다. 김동연 후보는 최근 경기도의회에서 ‘GTX+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서울에 가로막힌 경기의 동서남북을 직선으로 뚫는다는 계획이다. 기존 GTX-A·B·C노선을 연장하고 D·E·F노선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예컨대 GTX-A는 경기 파주 운정부터 화성 동탄까지 이어지는데 김 후보는 GTX-A+를 통해 동탄에서 평택까지 추가 연장할 계획이다. GTX-B도 기존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 구간을 가평까지 연장하는 식이다.

여당 후보인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을 반영해 GTX-E·F노선 신설과 기존 GTX-A·C노선의 평택 연결을 약속했다. GTX-A노선은 기존 운정~동탄에서 운정~동탄~평택까지 연장된다. GXT-C노선은 기존 양주 덕정~수원에서 동두천~덕정~수원~평택까지 늘린다.

GTX-E와 F노선 신설은 수도권 전체를 메가시티로 묶어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GTX-E는 인천 검암~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로 이어진다. GTX-F는 서울 외곽 거점도시를 원형으로 연결하는 순환형 노선이다. 김은혜 후보는 ‘GTX 조기 완공’ 카드도 꺼내 들었다.

고급 수변도시, GTX 강원 연결 등 다양

누가 돼도 재건축 규제 풀린다…GTX 노선 신설·연장도 '폭발력'
지역마다 부동산 이슈 선점을 위한 노력이 치열하다. 인천시장직 탈환을 노리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인천항 내항을 중심으로 하는 ‘제물포 르네상스’를 1호 공약으로 선보였다. 유 후보는 해양수산부 소유 내항 일대 182만㎡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역사·문화가 어우러지는 항만도시 ‘하버시티’로 새롭게 단장하겠다고 나섰다. 하버시티에는 아쿠아리움·워터파크, 수중 레스토랑, 대형쇼핑몰·면세점 등이 들어선다. 이어 제물포 2단계 르네상스 사업으로 해안 지역인 중구·동구를 첨단 기술을 접목한 암스테르담형 고급 수변도시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원지사직 도전장을 낸 이광재 민주당 후보는 GTX 노선을 통해 강원과 수도권을 연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원주 지역은 원주~수서 철도와 GTX-A 노선을 연계하고 서울과 춘천은 GTX-B 노선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장 선거에 나선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는 1순위 공약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울산이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개발제한구역이 정비되지 않아 구도심과 개발구역 바깥인 동구·울주군·북구 농소 사이가 단절됐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고착화한 도시 구조를 고치려면 40년간 묶여있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도시계획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해제한 용지에는 공공주택을 건설하고 저렴한 산업단지를 조성해 양산, 경주, 김해에 흩어져 있는 대기업 협력업체와 혁신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