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급감한 분양 물량…하반기도 ‘시계제로’
올 들어 서울 지역 아파트 공급 상황이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예정보다 분양 물량이 계속 줄고 있어서다. 입주가 시급한 실수요자들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20일 부동산시장 분석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상반기 분양 계획 물량은 24개 단지, 9734가구였다. 하지만 이날 기준으로 올 상반기 분양 계획이 확정된 물량은 17개 단지, 2350가구에 그치고 있다. 약 76% 급감한 셈이다.

올 1월만 해도 둔촌주동 재건축인 둔촌 올림픽파크 애비뉴포레(일반 4786가구)를 비롯해 동대문구 이문3구역(일반 1067가구), 은평구 센트레빌 파크프레스티지(일반 454가구) 등 정비사업 물량들이 올 상반기 내 분양을 계획했다. 하지만 이들 중 다수가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에 공사비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친 정비 사업이 중단된 영향이 크다”며 “현재로선 분양 일정에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지역 분양 물량의 80% 이상을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정비 사업은 일반분양의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사업주체인 조합과 시공사간 혹은 사업주체인 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심사위원회 등과 마찰로 분양이 지연되는 일이 많다.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 택지까지 확대되면서 정비 사업 주체들이 사업 추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일도 많아졌다.

올 들어선 원자자 가격도 변수가 되고 있다. 철근 값은 넉 달째 인상됐고, 시멘트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권 팀장은 “정황상 서울 신규 분양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라며 “새 정부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어떻게 손보는 지에 따라 상승 폭만 달라질 뿐 정비 사업 의존도가 높은 서울의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