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이촌1동)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맨숀과 이촌코오롱, 강촌, 한가람에 이어 우성도 최근 리모델링 주택조합을 출범시켰다. 이들 단지(현대맨숀 제외)는 용적률이 300%를 웃돌아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일찌감치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속도 내는 동부이촌동 리모델링…우성, 조합 설립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우성은 최근 용산구로부터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지난 1월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걷기 시작한 지 5개월 만이다. 조합 관계자는 “오는 8~9월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이 시공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95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0층, 2개 동, 243가구(전용면적 58~114㎡) 규모다. 지하철 4호선 이촌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현재 용적률이 322%에 달해 재건축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리모델링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조합 측은 수평·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272가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단지 외관은 지하 4층~지상 최고 21층, 3개 동으로 확대되고, 용적률도 476%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이달 초 17억5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동부이촌동에서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현대맨숀(653가구, 1974년 준공)이다. 지난해 이주를 마치고 해체 작업을 준비 중이다. 리모델링 후 단지명엔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이 적용된다. 작년 하반기 조합을 설립한 이촌코오롱(834가구, 1999년 준공)과 강촌(1001가구, 1998년 준공)은 각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다.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인 한가람(2036가구, 1998년 준공)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운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성과 붙어 있는 한강대우(834가구, 2000년 준공)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까지 60%에 가까운 주민 동의율(법정 요건 67%)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6개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사업 규모는 총 6200여 가구에 이른다.

다만 현대맨숀을 빼면 사업 초기 단계 단지들이어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촌동 A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주민 여론도 적지 않아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