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원자재비, 인건비 등의 건설비용이 크게 늘면서 반 토막 났다. 국내 주택시장 호황 속에서도 3년째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그룹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3년째 실적부진 한화건설, 올해는 반등할까
17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1분기 매출(별도 기준)은 64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1% 급감한 166억원에 그쳤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 및 주택 분양 등으로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수주 추진비 증가 등의 비용이 급증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3년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4조500억원이던 매출은 작년 2조9513억원까지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50억원에서 1805억원으로 감소했다. 저조한 실적은 지주회사인 한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한화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한화건설은 비상장사지만 한화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사업부문은 선방했지만 자회사인 한화건설의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이라크 등 해외사업 부진도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화건설이 단독으로 맡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은 100억달러(약 12조8970억원) 규모로 작년 9월 말 기준 계약 잔액이 약 7조원에 이른다. 회사 전체 수주 잔액의 32%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당초 2020년 완공에서 2027년으로 사업 일정이 밀리면서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의 해외사업장 매출 회복 지연이 예상돼 당분간 실적 개선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측은 굵직한 복합개발사업이 준공되는 올 하반기부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2019년부터 7조2600억원 규모의 공모형 복합개발사업을 잇따라 수주한 성과가 올해부터 반영될 것이란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6년부터 수원 광교 복합개발 등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사업이 완료되면서 이에 따른 실적 공백이 있었다”며 “인허가 절차를 마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