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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앞둔 광명 12구역 '분쟁'
연면적 542㎡ 3층 건물 교회
"33㎡ 상가로 받으라니" 반발
재개발 사업 '복병'된 교회…보상기준 없어 곳곳 갈등

주요 재개발지역에서 교회 부지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업장에서 비슷한 갈등이 반복되지만 종교시설 수용에 관한 법 규정이 없다보니 각 지방자치단체는 중재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광명뉴타운 주요 재개발 단지로 꼽히는 12구역이 광명시로부터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관리처분인가는 조합원 이주와 철거 전 마지막 단계다. 광명12구역은 오는 9월부터 이주를 시작해 내년 초 철거가 목표다. 12구역 조합원 수는 1285명으로 재개발 사업을 통해 2097가구 대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교회가 걸림돌이 됐다. 철거 부지에 있는 광명교회 정부일 담임목사는 “조합에서 기존 우리 교회 연면적 그대로 예배공간을 확보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정작 사업시행인가 후 설계도면을 보니 교회가 빠져 있었다”며 “조합은 33㎡짜리 상가 건물 한 칸과 7억원의 보상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광명교회는 3층 건물에 연면적 542㎡ 규모로 종교부지가 아닌 일반상가용지에 들어서 있다. 정 목사 측은 조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광명시청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호남 12구역 조합장은 “교회와 이미 수십 차례 협상했고 원하면 33㎡보다 더 많이 예배공간을 확보해줄 수도 있다”면서도 “녹지와 커뮤니티, 일반분양에 쓰일 공간에 교회 단독부지를 마련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런 문제는 여러 재개발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은 사랑제일교회와 건물인도 소송을 벌여 조합이 2심 재판에서 이겼다. 하지만 법원의 명도집행을 신도들이 거부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인천 동구 화수화평 재개발 조합도 구역 내 미문의일꾼 교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현행 도시정비법상에는 종교시설을 위한 별도의 청산 과정이 적시돼 있지 않다. 감정평가를 통해 자산가치를 산정하고 분배한다는 점에서 교회도 상가와 비슷한 법적 지위를 갖고 있다. 상위 기관인 교구가 자산을 갖고 있는 천주교나 사찰이 도심 외곽에 있는 불교와 달리 교회는 개척교회 등이 많아 조합 측과 갈등이 잦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회마다 받는 보상 규모가 천차만별이다. 조합과 타협을 통해 좋은 조건의 보상을 받고 확장 이전하기도 하고, 감정평가대로 현금청산을 받고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교회도 있다.

조합과 갈등이 잦아지면서 관련 컨설팅을 받는 교회도 늘고 있다.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이봉석 목사는 “개포동의 한 교회는 재개발 과정에서 경기 화성으로 쫓겨나다시피 한 사례도 있다”며 “올해만 8곳이 넘는 교회로부터 재개발 조합과 상대하는 방법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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