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잘사는 나라”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대형 디스플레이 화면을 보면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선정 절차와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함께 잘사는 나라”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대형 디스플레이 화면을 보면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선정 절차와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규제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을 ‘일괄 70%’로 완화하고, 청년·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를 80%까지 풀어주는 등 규제 완화안을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임기 중 250만 가구 공급책’을 적극 추진하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도 줄여줄 계획이다.

LTV 일괄 70%, 청년 80%까지

인수위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출 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안’과 주택 공급 확대 및 부동산 세제 정상화 방안을 공개했다.

인수위는 청년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생애 첫 주택 구입 가구의 LTV 상한선을 60~70%에서 80%로 높이기로 했다. 현재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선 LTV 40%(생애 최초 60%), 조정대상지역에선 50%(생애 최초 70%)가 적용되고 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이 아닌 1주택자의 경우 지역과 무관하게 LTV를 70%로 단일화한다. 다주택자의 두 번째 주택에 대한 LTV는 현행 ‘규제지역 0%’에서 30~40%로 풀어주기로 했다.

1주택자에 대한 LTV를 ‘일괄 70%’로 완화하면 2017년 8·2, 2019년 12·16 부동산 종합대책에서 강화된 대출 규제를 이전으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다. 특히 12·16 대책에서 마련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막는 규제는 “현금 부자의 갭투자만 부추긴다”는 비판이 컸다. 다주택자 LTV 규제도 거주 이전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국정과제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대로 유지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인수위는 LTV 완화에도 청년 가구가 DSR 규제에 막혀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미래소득을 반영해주는 제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수위는 ‘1주택자 LTV 70%’와 ‘다주택자 LTV 완화’에 대해 ‘시장 상황 및 DSR 규제 여건을 고려해 합리화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꺼번에 대출 규제를 풀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 기름을 붓게 된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150만 가구 공급, 양도세 완화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임기 5년간 전국에 주택 250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 중 130만~150만 가구는 수도권에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1기 신도시 재정비 촉진 특별법’을 제정해 경기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에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치도 공개했다. 주거지 용적률을 300%로, 역세권 등 고밀 개발이 필요한 일부 지역은 최고 500%까지 높이는 게 특별법의 골자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도 과도해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낮추겠다는 ‘정상화’에 방점을 찍었다. 종부세는 당장 올해 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한다. 과세표준 산출 시 2020년 또는 2021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고 올해 100%까지 높아질 예정이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95%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고령자에 대해선 주택 매각과 상속 전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뤄주는 유예 제도를 도입한다.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는 등의 개편안은 새 정부 장기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2주택자 65%, 3주택자는 75%에 이르는 양도세도 낮춰주기로 했다. 양도세 중과세(20%~30%포인트)를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장기적으로 정책 자체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다주택자에게 최고 12%를 물리는 취득세를 완화하고, 생애최초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제도와 월세 세액 공제율을 높이는 주거 안정 대책도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김대훈/하헌형/강진규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