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년 전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 1월 바닥을 찍은 수도권 거래량은 2월까진 동반 증가세였으나 3월엔 서울만 감소했다. 경기·인천과 비교해 서울 집값의 단기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관망세까지 겹치면서 호가만 오른 채 서울 지역 거래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1년새 4분의1로 뚝
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3월 1236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작년 3월 거래량(4495건)과 비교하면 72.5% 급감했다. 서울 거래량은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올해 1월 1281건까지 떨어졌다. 집값은 크게 올랐지만 대출 등 각종 규제 등으로 실거래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서울 지역의 거래 감소는 두드러진다. 올 들어 서울 거래량은 1월 1281건에서 지난 2월 1404건으로 증가했다가 또다시 감소했다. 반면 경기·인천에선 증가세가 뚜렷하다. 경기지역 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190건으로 전달(4537건)보다 크게 늘었다. 인천도 3월 거래량이 1296건으로 900건대를 기록한 1월, 2월보다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유동성 축소,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이 겹치면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실수요자의 구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중위소득 가구의 주택구입물량 지수는 2017년 16.5%에서 작년 2.7%로 급감했다. 중위소득 가구가 자기자본과 대출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서울 주택이 100가구당 16가구에서 2~3가구 정도로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또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도 거래량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기대감이 커져 대선 이후 매물을 내놓지 않는 분위기”라며 “호가만 높아져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간극이 커지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재비 급등에 따른 공사비 증액 요구 및 파업 등으로 건설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달보다 16.1포인트 하락한 69.5로 집계됐다. 2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CBSI는 건설사들이 느끼는 건설경기 지표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통상 3월과 4월은 겨울 비수기가 끝나는 계절적 영향으로 공사가 늘어나고 지수가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하락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