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단 10일 넘은 둔촌주공…서울시 중재로 '해법' 찾을까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강 대 강’ 대치로 전면 중단에 들어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사진)이 중대기로에 섰다. 공사가 중단된 지 10일이 지나면서 조합이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의 계약 해지에 나설지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양측 갈등을 풀기 위한 막판 중재에 나서고 있어 해법을 찾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양측과 개별 면담을 하고 이르면 이번주 양측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측은 공사가 10일 이상 중단되면 총회를 열어 현 시공사업단과 계약 해지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조합 집행부는 이사회를 열어 시공 계약 해지를 위한 총회 일정을 잡을 수 있다. 총회는 14일 이상 공고 기간을 둬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달 둘째 주 열릴 수 있다.

조합 집행부 관계자는 “총회 일정을 정하기 위한 이사회는 언제든지 열 수 있다”며 “우선 서울시가 마련한 중재 방안을 살펴본 뒤 일정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조합 집행부는 “공사비 3조2000억여원으로 다시 계약서를 쓰고, 특화 공사와 마감재 공사 등 고급화 공사에 대해 조합 요청을 수용해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공사업단은 “계약서를 다시 쓸 수 없다”며 “공사를 재개하려면 마감재 공사 요구 사항과 소송 취하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조합과 시공단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라 서울시 중재가 쉽게 통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 역할이 구체적인 대안 마련보다는 양측을 중재 테이블에 앉도록 하는 데 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앞서 강동구와 함께 10여 차례에 걸쳐 양측을 중재하긴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지난 15일부터 공사 중단 사태에 이르렀다. 시공단은 15일 0시부터 유치권 행사 현수막을 내걸고 공사를 중단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