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회사인 코오롱글로벌의 수익성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BMW·볼보·아우디 등 수입 자동차 판매를 맡고 있는 계열사들을 흡수 합병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덕분이다.

코오롱글로벌 "뭉치니 산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코오롱글로벌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종전 A3에서 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CP 신용등급이 올랐다는 건 코오롱글로벌의 단기적인 영업 상황이 개선되고, 유동성 위험이 낮아지는 등 채무상환능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의 이익 규모와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선 4조74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20.9%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077억원을 나타냈다. 사상 최대 이익이다. 2018년 962억원에 그쳤던 코오롱글로벌의 EBITDA는 2019년 1198억원, 2020년 2342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대 중후반에 머물던 코오롱글로벌의 EBITDA 마진은 2019년 5%를 돌파한 뒤 2020년 6.0%, 지난해 6.5%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엔 코오롱글로벌의 사업구조 재편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1년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무역 부문을 맡고 있던 코오롱아이넷과 수입자동차인 BMW를 유통하는 코오롱비엔에스를 흡수 합병하며 건설·유통·무역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2020년 볼보(코오롱오토모티브)와 아우디(코오롱아우토)를 유통하는 그룹 내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인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100%도 인수했다. 권준석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계열사 합병을 통해 수입 자동차 판매 부문의 통합 운영이 가능해졌고, 중복 비용 절감이 이뤄져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초 대전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위험성이 커지면서 코오롱글로벌의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주가는 올 들어 9.96%, 이달 들어선 7.71% 떨어진 상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