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인데 인건비, 자재비, 땅값은 동시에 오르고 있습니다. 분양가는 물론 집값도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하면 빨리 사는 게 부동산을 싸게 구입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서울 정비사업 활성화까지 맞물리면 멸실에 따른 집값 폭등이 올 수도 있습니다.”(정형근 놀라운부동산 대표)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 ‘2022 한경머니로드쇼’에서 부동산 투자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상우 대표,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정형근 대표, 박민수 더스마트컴퍼니 대표 등은 “금리인상, 지방선거 등 각종 변수로 올해 시장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올해도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감안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1기 신도시, 양도세 완화에 따른 급매물 등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서울 아파트값 10% 이상 오를 것…무주택자, 적극 청약해야"

“금리인상보다 인플레이션 걱정해야”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주제로 첫 강연을 진행한 이 대표는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10%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 지방선거 등 각종 변수가 여전히 많아 시장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사람이 많지만 공급 부족, 공사비 증가 등으로 인해 올해 아파트값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대표는 “땅값은 물론 인건비, 건축자재비 등 공사비가 오르는 데다 잠실진주, 둔촌주공 등은 외부 변수와 무관하게 시공 기간이 늘어나면서 공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분양가와 집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서울지역 공급 가뭄이 심각한 수준인 만큼 무주택자는 원하는 단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거래는 안 되는 상황이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올 들어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갈수록 서울 이외 지역과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인플레이션 헤징 수단으로 주택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금리인상보다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한다”며 “공급 부족과 재료비 상승을 감안할 때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집을 사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3기 신도시 공급 전까지 거주비 인상은 지속될 것이고, 서울지역은 정비사업 활성화에 따른 멸실까지 맞물리면 국지적인 집값 폭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2~3년 송도, 검단, 청라 등 인천지역의 신축 공급이 크게 늘면서 매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정비사업·1기 신도시 유망”

이날 ‘주택 보유수별 투자전략’을 소개한 정 대표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다주택자들은 이익 실현 목적으로 팔기보다 덜 오른 자산을 매도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또 1주택자들은 비과세 혜택이 있다면 매도 후 갈아타는 전략을 구사하라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미래 가치를 감안해 규모가 큰 단지와 임대사업자 제도를 활용해 공시가가 낮은 재개발, 재건축 단지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망 부동산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라고 입을 모았다. 정 대표는 “3기 신도시는 다른 신도시를 약화시킬 뿐 서울 집값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서울 도심 공급 해결은 오직 정비사업뿐이기 때문에 차기 신축 단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 단계가 많이 진행된 지역보다 잠재력이 있는 차기 재개발, 재건축 단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공공재개발 등 여러 정비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며 “프리미엄이 높은 현장보다는 초기 단계인 상위 입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기 신도시를 예를 든다면 남들이 같이 보는 분당이 아니라 손이 덜 가는 일산, 중동 등이 더 낫다는 얘기다.

‘위드 코로나 시대 부동산 노멀과 생존전략’을 강연한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금리인상을 감안해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새 정부가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면서 급매물이 나올 수 있으니 실수요자들은 관심 단지를 몇 군데 골라 리스트를 만들어 해당 매물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