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4분기 서울 강남 오피스의 월평균 임대료가 3.3㎡당 11만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 빌딩 밀집 지역.  /김병언 기자
스타트업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4분기 서울 강남 오피스의 월평균 임대료가 3.3㎡당 11만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 빌딩 밀집 지역. /김병언 기자
지난해 4분기 서울 강남 오피스의 월평균 임대료가 3.3㎡당 11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 인재 영입 등을 위해 강남에 사무실을 얻으려는 스타트업 수요 등이 몰리면서 ‘품귀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지난해 서울 오피스 시장 전체 거래액도 17조원을 넘어서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3일 부동산서비스 회사인 JLL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강남 오피스(연면적 3만㎡ 이상)의 월평균 실질임대료는 3.3㎡당 11만3600원을 기록했다. 여의도, 광화문 등 오피스가 몰린 주요 권역 가운데 처음으로 11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분기보다 3.7%, 2020년 4분기보다 9.71% 오른 수준이다. 여기서 강남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하는 강남·서초구를 뜻한다.

광화문 오피스는 1년 전보다 1.3% 오른 3.3㎡당 9만8900원, 여의도는 12.7% 오른 8만34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적으로는 10만400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2% 상승했다. 강남, 여의도 등의 영향으로 서울 역시 처음으로 월평균 실질임대료가 3.3㎡당 10만원을 넘어섰다.

강남 月임대료 사상 첫 11만원 돌파…오피스 시장 역대급 '불장'
강남은 공실률 역시 ‘제로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강남 공실률은 약 1.5%로 직전 3분기(5.7%) 대비 4.2%포인트 급감했다.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의도는 3.18%포인트 하락한 12.5%, 광화문은 1.28%포인트 하락한 10.8%를 기록했다. 4분기 15.0%에 육박했던 서울 공실률은 8.0%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임대료 상승과 공실률 하락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정보기술(IT)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의 임차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심혜원 JLL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강남 판교 등에 오피스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차선책으로 기타지역으로 흘러들어간 임차 수요가 많았다”며 “강남의 임대인 우위가 견고해 임대료 상승과 공실률 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국내 오피스 거래 규모는 약 17조1000억원으로 2년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에는 16조5500억원 규모가 거래됐다. 2020년 대비 매물 자체는 적었지만, 대부분 비싼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대표적인 오피스 거래로는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 지분 25%를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로부터 매입한 건을 비롯해 SK서린빌딩, 분당두산타워, 판교H스퀘어 등이 있다. 장재훈 JLL코리아 대표는 “풍부한 유동성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오피스 시장의 3.3㎡당 거래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며 “다만 올해는 금리 인상, 매물 감소 등으로 거래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는 약 4조원을 넘는 ‘메가딜’로 예상되는 여의도 IFC와 성동구 이마트 본점·오피스, 을지로 유안타증권, 광화문 서울시티타워, 서초구 에이프로스퀘어 등의 오피스 매각이 예정돼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