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했던 미사강변도시 둘러보니…
급매물 늘고 하락 거래 속속

"급매물 일부 거래" vs "하락세 뚜렷"
단지 급등에 따른 관망세, 호재도 소진
미사강변도시에 있는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미사강변도시에 있는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 급하게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이 이전 신고가보다 수억원 싸게 판 경우라고 봐야 합니다. 지난해 급등기보다 분위기가 주춤한 게 사실이지만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경기도 하남시 A 공인 중개 대표)

각종 개발호재와 3기 신도시 등의 기대감에 집값이 올랐던 경기도 하남시에서 하락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하남 집값을 끌고 가는 미사강변도시 주변이 두드러진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혜택을 받기 위해 수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속속 거래되는가 하면, 이런 특수한 거래를 제외하고도 하락거래가 많다는게 시장의 설명이다.
전고점보다 수억원 빠진 미사강변도시 집값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선동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전용 101㎡는 지난해 12월 12억2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 면적대 직전 신고가는 같은 해 7월에 거래된 17억원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5개월 만에 4억8000만원이 하락한 셈이다.

풍산동에 있는 ‘미사강변동원로얄듀크’ 전용 74㎡도 작년 12월 6억14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는데, 2개월 전 신고가(10억원)보다 3억8600만원 내린 수준이다. ‘미사강변호반써밋’ 전용 99㎡도 지난해 12월 12억원에 팔려, 직전 신고가 15억7000만원(5월)보다 3억7000만원 하락하게 됐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15억원을 뚫었던 아파트들이 6개월도 지나지 않아 3억~4억원씩 하락하게 됐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미사강변한신휴플러스’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9억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 9억3500만원(10월)보다는 3500만원, 직전 신고가 10억3000만원(8월)보다는 1억3000만원 내린 수준이다. ‘미사강변도시12단지’ 전용 74㎡는 이달 8억7000만원에 팔렸는데, 직전 거래인 9억원(작년 12월)보다는 3000만원, 직전 신고가 9억9200만원(10월)보다는 1억2200만원 내렸다.

선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미사강변도시에 이런 사례가 심심찮게 보인다"며"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집을 매도해야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급매로 매도한 집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도 시기가 다가오자 마음이 조급해진 집주인이 처음 내놨던 가격보다 더 싸게 조정해 매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아"
시장이 하락하는 분위기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미사강변도시는 각종 개발호재와 3기 신도시 개발 등에 따른 호재로 집값이 급등했다. 최근의 하락세는 집값이 단기간에 급하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데다 교통 호재가 완성형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2년간 미사강변도시 주변으로는 서울 지하철 5호선 1단계 연장(상일동역~하남풍산역)과 5호선 강일역 개통, 2단계 연장(하남풍산역~하남검단산역) 등으로 하남 연장선이 모두 완성됐다.

망월동에 있는 B 공인중개 대표는 "서울 지하철 5호선 호재 기대감이 지난해 모두 반영되면서 집값이 빠르게 올랐다"며 "최근 대출 규제 강화, 세금 부담 확대 등으로 집값 급등기보다는 분위기가 가라앉긴 했다"고 전했다.

큰 하락이 없는 거래도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일부의 하락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오는 3월 대선까지는 지켜보는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전용 101㎡는 작년 12월 15억3000만원에 거래된 건도 있는데 미사강변도시 집값 상승이 탄력을 받았던 지난 3월 15억5000만원과 2000만원 밖에 차이 나질 않는다.

그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보기도 한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선 호재와 고덕지구에 들어서는 상업업무복합지구 고덕비즈밸리 등의 개발 호재가 남아서다. 망월동 C 공인중개 관계자는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고덕강일지구를 잇는 9호선 4단계 연장과 고덕비즈밸리 사업이 가시화되면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 집값은 3주 연속 하락 중이다. 올해 초 0.07% 내려 하락 전환한 이후 둘째 주(10일) 0.02%, 셋째 주(17일) 0.06% 떨어졌다.

매매 심리도 부진하다. 하남이 포함된 경기 동부1권의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셋째 주 (17일) 기준 92.4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22일) 98.5로 기준선인 100 이하로 내려온 이후 9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다. 경기 동부1권에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단 말이다.

매수자 우위의 시장으로 바뀌면서 매물도 늘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 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매물(매매 기준)은 이날 기준 2399건이다. 작년 초(1월 1일) 1509건보다 58.97%, 집값이 급등해 정체되기 시작했던 작년 하반기(7월1일 기준) 2079건보다도 15.39% 늘어났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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