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잠실5·둔촌주공·개포1 등
안전진단 강화 요구도 봇물
강남 재건축 "아파트 이름에서 '아이파크' 빼주세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 중인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합원 사이에선 별도의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거나 단지명에서 ‘아이파크’ 이름을 떼자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 재건축 조합은 광주 사고 발생 이후 시공 컨소시엄인 드림사업단에 공문을 보냈다.

이 컨소시엄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산이 포함돼 있다. 공문에 따르면 “조합에 (안전 관련) 사업단을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달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성공적인 재건축 사업을 위해 심각한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단지 일부 조합원은 HDC현산의 사업 참여 제외 여부를 두고 자체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도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선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현대건설과 HDC현산,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컨소시엄으로 시공단을 구성했다. 조합은 광주 사고 발생 이후 서울시와 HDC현산 등에 안전 검증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음주 중 공사 현장에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도 지난 13일 HDC현산과 감리단에 정밀안전진단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선 재건축 후 단지명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HDC현산 ‘흔적 지우기’에 나선 사례도 나왔다.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은 18일 공사 현장 가림벽에 붙은 ‘HDC’와 ‘아이파크’ 로고를 가렸다. 이 단지는 삼성물산과 HDC현산이 시공을 맡아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로 재건축될 예정으로, 현재 철거 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정비사업지에서 HDC현산 기피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착공을 앞두고 HDC현산과 시공 계약 취소를 검토 중이다.

울산 남구 B-07 재개발 조합은 HDC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가계약 협상 중이었으나 협상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에는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 테니 제발 떠나주세요’라는 현수막이 붙기도 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