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경기와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도권 외곽부터…아파트값 하락 본격화 '예고'
12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14만9526건으로 집계됐다. 두 달 전보다 1만908건(7.9%)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4만5170건 △인천 1만8192건 △경기 8만6164건이다.

아파트 매물은 서울보다 인천과 경기권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159건으로 13.5% 늘었고, 경기권에선 8712건으로 11.2% 증가했다. 서울은 37건(0.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물 증가는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 흐름과도 관련이 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은 두 달 전보다 0.23%포인트 줄어든 0.03%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보다 인천과 경기 지역 가격 둔화폭이 가팔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5%에서 0.03%로 0.12%포인트 줄었지만, 인천과 경기는 상승폭이 각각 0.3%포인트, 0.27%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과 경기의 외곽 지역부터 매물이 빠르게 쌓이면서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에서 최근 두 달간 매물 누적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용인 처인구로 두 달 전보다 57.1% 증가했다.

시흥(38.9%), 광주(29.4%), 양평(22%), 수원 팔달구(21.5%), 양주(20.1%), 부천(19.8%), 의왕(18.9%), 오산(18.9%), 남양주(18.4%) 등에서도 매물이 크게 늘었다. 인천에서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가 두 달 새 매물이 17.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와 인천 지역의 매물 누적이 결국 수도권 아파트값을 끌어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외곽 지역부터 매물 증가와 ‘거래절벽’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