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공택지를 활용한 4차 공공 사전청약과 2차 민간 사전청약이 10일 시작된다. 공공 사전청약 1만3552가구, 민간 사전청약 3324가구 등 총 1만6876가구 규모다. 1~3차 공공 사전청약 물량을 합친 것(1만8602가구)과 맞먹는다. 공공 사전청약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60~80% 낮아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젊은 층이 대거 청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 첫 사전청약 지구인 동작 대방과 3기 신도시인 경기 고양 창릉 등의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전청약 물량의 85%(민간은 63%)를 신혼부부, 생애 최초 등 특별공급으로 공급하는 만큼 젊은 무주택자라면 자격 요건에 맞는 특별공급 물량을 파악해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래픽=김선우 기자
서울 대방, 고양 등 12곳 청약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네 번째 공공 사전청약 물량인 1만3552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가 10일부터 이뤄진다. 10일 공공분양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7일 일반공급(해당 지역), 19일 일반공급(수도권) 순으로 청약을 받는다. 신혼희망타운은 10일 해당 지역, 17일 수도권 순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다음달 17일이다. 사전청약은 분양할 주택의 조기 공급 효과를 위해 본청약보다 1~2년 앞서 청약을 받는 제도다. 전체 청약 물량의 절반이 넘는 7152가구는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와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부부, 예비 신혼부부 등에게 우선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이다.
추정 분양가는 1~3차 때와 같이 주변 시세보다 20~40% 낮은 수준에 정해졌다. 고양 창릉 전용면적 84㎡(117가구)의 분양가는 6억7300만원이다. 인근 덕양구 도내동 신축 아파트 전용 84㎡의 매매가가 10억원을 웃돈다는 점을 고려하면 3억~4억원가량 저렴하게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셈이다. 도내동 ‘원흥동일스위트’(1257가구, 2018년 1월 준공) 전용 84㎡는 작년 10월 11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창릉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과 경전철 고양은평선 개통 호재를 누릴 수 있어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다. GTX-A노선이 완공되면 창릉역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까지 20여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가까운 데다 GTX-A노선 개통 호재까지 감안하면 일반공급 청약저축 최저 납입액이 3차 사전청약 당시 인기 청약 지구였던 하남 교산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남 교산 청약 당첨자의 청약저축 납부 최저액은 1860만원이었다. 최소 15년6개월 이상 꾸준히 돈을 넣어야 채울 수 있는 금액이다.
가점 낮다면 민간 청약 노려야
남양주 왕숙에선 1~4차 사전청약 중 가장 많은 물량인 2352가구가 공급된다. 다른 지구보다 분양가가 비교적 낮고, 주택형도 전용 46~84㎡로 선택폭이 넓다. 추정 분양가는 신혼희망타운인 전용 46㎡가 2억9072만원, 공공분양인 전용 84㎡는 5억2322만원이다. 전용 84㎡의 경우 인근 별내동 ‘별내2차아이파크’(1083가구, 2015년 7월 준공) 전용 84㎡ 실거래가(9억4000만원·2021년 11월)보다 4억원 이상 저렴하다.
서울 내 유일한 청약 대상지인 동작구 대방에선 전용 55㎡의 신혼희망타운 115가구가 분양된다. 서울 거주자에게 100% 우선 공급한다. 지하철 1호선 대방역까지 걸어서 7분이면 닿을 수 있고 여의도 광화문 등 중심업무지구 이동도 편리하다. 다만 소규모 단지인 데다 주변 지역이 다소 낙후돼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추정 분양가는 7억2463만원이다.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는 연 1.3%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최대 4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4차 청약 공공분양 물량(6400가구)의 85%는 특별공급으로 분양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생애 최초 등 자격 요건을 갖췄다면 특별공급이나 신혼희망타운 청약을 신청하는 게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했다. 통상 신혼희망타운은 공공분양 특별공급보다 경쟁률이 낮다. 단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는 집을 팔 때 시세 차익의 10~50%를 정부와 나눠야 한다.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라면 민간 사전청약을 노려볼 만하다. 10일부터 진행하는 민간 사전청약 지역은 인천 검단(2666가구)과 평택 고덕(658가구) 등 두 곳이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이상 중대형이 전체의 94%를 차지한다. 민간 사전청약은 전체 공급 물량의 21%인 682가구를 추첨제로 공급한다. 신혼부부, 생애 최초 특별공급에서도 300여 가구를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린다. 지난달 민간 사전청약 1차 특별공급 평균 경쟁률은 2.92 대 1로, 같은 달 3차 공공 사전청약 특별공급 경쟁률(16.7 대 1)을 크게 밑돌았다.
정부는 올해 약 7만 가구를 사전청약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작년 공급 물량(3만8006가구)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공공 사전청약 물량은 총 3만2000가구다. 분기별로 △1분기 3200가구 △2분기 5100가구 △3분기 7200가구 △4분기 1만6500가구다. 주요 청약 대상지는 인천 검단(1400가구·1분기), 경기 성남 복정1(400가구·2분기), 화성 동탄2(600가구·2분기), 파주 운정3(2200가구·2분기), 인천 영종(2500가구·3분기), 인천 계양(1300가구·4분기) 등이다. 민간 사전청약 물량은 공공보다 많은 3만8000가구다.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사전청약 물량을 기존 계획(6만8000가구)보다 2000가구 늘렸다.서울에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에서 4000가구가 사전청약을 통해 공급된다. 대상지로는 지난달 정식 지구 지정을 완료한 은평구 증산4구역과 연신내역, 영등포구 신길2구역, 도봉구 쌍문역 동·서측, 방학역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지구별 사업계획 승인을 이른 시일 안에 마친 뒤 연말께 해당 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분양 예정 물량인 39만 가구에 사전청약 물량 7만 가구가 더해져 올해 총 46만 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라고 했다.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올 상반기 석유제품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이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이 이런 업황 속 혜택을 받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하나금융투자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석유제품 재고가 6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주요국의 탈탄소 정책 때문에 추가 공급 여력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글로벌 시장점유율의 20%를 차지하는 미국의 정제설비 규모는 2020년 말 대비 5%나 감소한 상태다. 추가 증설도 거의 없어 수출 여력이 계속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부터 ‘탄소 중립’을 강조하며 정유설비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반면 석유제품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의 가스 수출 중단,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중단 등으로 유럽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뛰면서 경유·벙커시유 등 대체 발전 목적의 석유제품 수요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부터 정제마진 강세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운임, 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제품을 팔아 이익을 얼마나 남겼는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정유사 수익성을 추정하는 가늠자로 활용된다.에쓰오일은 석유제품 공급 부족 상황과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시장 여건 속 매수할 만한 추천주로 꼽혔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와 정제마진 강세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본다”며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5.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로 주가는 절대적 저평가 구간”이라고 말했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기 긴축에 나설 뜻을 밝히자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부터 시작하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증시 반등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긴축 우려에 흔들리는 증시지난 7일 나스닥지수는 0.96% 내린 14,935.90에 마감했다. 새해 첫 5거래일 동안 4.53% 하락하며 지난해 2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기간 S&P500지수는 1.87%, 다우지수는 0.29% 떨어졌다.최근 미국 증시가 출렁인 이유는 Fed의 조기 긴축 예고 때문이다. 지난 5일 공개된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ed 위원들은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양적긴축 시점도 당초 예상했던 내년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이 영향으로 이날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1.765%까지 치솟았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고 나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조정받았다. 실적이 반전의 계기 될까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번주부터 시작하는 실적 시즌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시장 분위기를 바꿔놨기 때문이다. S&P500지수는 지난해 9월 인플레이션과 공급 병목현상 우려로 4.76% 하락했지만,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한 뒤 10월 한 달 동안 6.91% 상승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리에서 실적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신한금융투자는 이번 4분기 실적 시즌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업황을 보여주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P500 기업의 4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지난 석 달간 0.2% 상향됐는데, 이는 15년 내 상위 18% 수준에 해당한다”며 “실적 시즌 직전의 이익 추정치 상향은 통상 어닝 서프라이즈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IT·에너지·금융 주목”신한금융투자는 IT와 금융 업종이 이번 실적 시즌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3분기 실적 시즌에는 대다수 업종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됐지만, 4분기에는 일부 업종에서만 추정치가 올라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자동차·금융·에너지·운송·필수품 유통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미디어&엔터·자본재·소비자서비스 업종은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올해 실적 가이던스 상향 가능성이 있는 업종을 눈여겨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기업에 불리한 상황”이라며 “경제적 해자(압도적 지배력)를 갖춘 반도체·IT·금융·제약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어떤 종목 유망한가어닝 서프라이즈 후보들은 어떤 종목이 있을까. 미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MSCI 선진국지수 내 시가총액 상위 150개 종목 중 최근 한 주 동안 12개월 선행 EPS 추정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테슬라(3.4%)였다. 4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30만8600대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26만7000대)를 크게 웃돈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인 마이크론(2.7%), 컨설팅업체 액센츄어(2.6%), 화이자(2.2%), 나이키(1.9%) 등이 뒤를 이었다.에너지기업인 셰브런(0.8%), 엑슨모빌(0.4%), 코노코필립스(0.4%) 등도 EPS 추정치가 대거 높아졌다. 은행주인 웰스파고(0.6%)와 HSBC홀딩스(0.6%) 등도 상향 조정됐다. IT 기업 중에는 마이크론을 비롯해 반도체업체 브로드컴(0.4%), 알파벳(0.3%) 등의 증가폭이 컸다.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