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도 꺾였다
은평구 아파트 1억7000만원 '하락'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은평구 집값, 1년 7개월 만 하락 전환
수도권 전셋값도 하락 지역 속출
2018년 10월 입주한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 아파트.  /이혜인 기자

2018년 10월 입주한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 아파트. /이혜인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하락 거래가 서울로 옮겨붙었다. 서울 은평구 집값이 지난해 5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은평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단지는 전고점보다 1억7000만원 내린 가격이 팔렸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5% 올라 전주(0.07%)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서울 25곳 자치구 가운데 강북구(0.02%)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24곳은 상승 폭이 줄어들거나 전주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집값이 꺾인 곳도 나왔다. 은평구는 이번 주 0.03% 떨어져 지난해 5월 첫째 주(4일) 이후 1년 7개월(86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래미안베라힐즈’ 전용 84㎡는 지난달 12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9월 거래된 신고가 14억4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응암동에 있는 ‘백련산에스케이뷰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달 11억4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는데, 전월 거래된 11억6500만원보다 2000만원 낮게 팔렸다. 지난 8월 기록한 신고가 12억원보다는 6000만원 싸게 빠진 것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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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에 있는 주요 단지들을 살펴보면 최근 들어 거래가 끊긴 단지들이 많다. 진관동에 있는 은평뉴타운 ‘삼성래미안9단지’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 째 단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 불광동에 있는 ‘북한산현대힐스테이트3차아파트’도 지난 9월 이후 3개월째 거래가 없다.

은평구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거래가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돈줄이 마른 영향이 크다”며 “최근엔 문의 전화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금천구도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5월 둘째 주(11일)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강북구에 이어 두 번째로 보합을 기록했다.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 10월 10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두 달 째 거래되지 않았다. 이 가격도 지난 9월 기록한 신고가 11억3000만원보다 4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독산동에 있는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도 지난 10월 12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는데, 같은 달 거래된 13억7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싸게 팔렸다.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3차’ 전용 59㎡는 이달 9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올해 신고가 10억5000만원보다 7000만원 저렴한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사진=뉴스1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사진=뉴스1

경기도 집값도 0.10%대 아래로 떨어져 0.07% 상승에 그쳤다. 45개 시군구 가운데 34곳에서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화성시 집값(-0.02%)은 전주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고, 수원 영통구는 0.01% 떨어졌다. 매물이 쌓이면서 2년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이슈로 급등했던 의왕시도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지방에서는 대구와 세종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는 0.03% 떨어졌는데 신규 입주와 미분양 물량 영향으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수는 보합을 유지했다. 세종은 전주(-0.47%)보다 하락 폭을 확대, 0.57% 떨어졌다. 대출 규제가 지속하는 가운데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됐고, 매물이 쌓인 탓이다.

전셋값도 하락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0.06% 상승했는데, 전주보다 소폭 떨어졌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이 상승 폭을 축소했다. 성북구 전셋값은 0.02% 내렸다. 2019년 6월 넷째 주(24일)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정릉동 구축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단 설명이다. 금천구와 관악구 전셋값도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전셋값이 너무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자 거래가 줄었단 분석이다.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경기도에서는 전셋값 하락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화성시 전셋값은 0.06% 떨어졌고, 성남 중원구(-0.03%)와 수원 권선구(-0.02%)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간 전셋값이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거래 활동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화성시는 병점동과 반월동을 중심으로, 성남 중원구는 금광동과 상대원동 구축 중심으로 전셋값이 내리고 있단 설명이다.

대구와 세종도 전셋값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 대구는 전주 보합에서 이번 주 0.03% 하락세로 전환했다. 달서구와 중구, 동구 등에서 전셋값이 내렸다. 신규 입주와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부담이 커졌다. 세종은 이번 주 0.43% 떨어져 전주보다 하락 폭을 더 키웠다. ‘세종어울림파밀리에센트럴’ 1210가구가 신규 입주하면서 공급이 늘었고 매물이 쌓이고 있단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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