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한 재개발 구역 부동산, 분양권 못 받는 '물딱지' 주의보
직장인 K씨는 분양권이 나오는 부동산일 줄 알고 재개발구역 내 부동산을 샀다. 하지만 조합으로부터 분양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았다. K씨처럼 재개발 내 부동산을 보유해도 분양대상자가 되지 않고 현금청산자로 분류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조례’에는 ‘재개발사업의 분양대상 등’이 규정돼 있다. 재개발 조합은 통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분양대상자를 정하고 대상 유무를 통보해준다. 서울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제36조에서 분양대상에 관한 내용이 있다. 원칙적으로 종전 건축물을 소유한 사람이 대상이다. 서울의 경우 종전 토지의 총면적이 90㎡ 이상인 자도 분양대상자에 포함된다. 하지만 정비구역지정 이후 건축물과 분리해 토지를 취득한 경우 또는 1필지의 토지를 정비구역지정 이후 분할해 취득한 경우 등은 분양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런 토지의 분할 내역은 토지대장을 확인하면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조합설립인가 후 1명의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토지의 소유권을 양수해 여러 명이 소유한 때는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1명을 조합원으로 본다’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3호의 규정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명의 조합원이 두 개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가 한 개의 주택을 제3자에게 매도해도 2명 중 1명만 조합원으로 인정해 분양권을 준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1세대에 속하는 가족들이 각자 사업구역 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을 때도 가족 중 한 명에게만 분양권이 인정된다는 규정도 존재한다.

그런데 재개발구역 내 부동산에 투자할 때 매도인이 구역 안에 또 다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는지, 매도인의 가족 명의로 또 다른 부동산이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분쟁과 소송이 빈번한 이유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분양권 관련 소송이 주목받았다. 이 사건에서 D는 서울의 한 재개발조합의 토지 등 소유자로서 분양신청을 했다가 재개발조합으로부터 분양대상자가 아니라는 통지를 받았다. D의 주택은 조합설립인가일을 기준으로 A 소유였다. A는 이 주택을 B에게 매도했다. 공교롭게도 B는 해당 구역 내 또 다른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C와 부부 사이였다. 당시 B와 C는 각자 단독 조합원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한 명의 조합원 지위만 갖게 됐다. 이후 B가 자신의 주택을 D에게 매도했다. 재개발조합은 도정법 제3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같은 세대에 속하는 부부인 B와 C가 소유한 주택 중 한 개를 조합설립인가 후 인수한 D에게는 단독 조합원 지위 및 단독 분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D의 분양신청을 거부했다. D의 경우 결국 조합원 지위 등의 확인을 요구하거나 조합원을 현금청산자로 분류한 관리처분계획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도정법 제39조가 조합원의 지위에 제한을 두고, 지자체 조례가 분양대상자를 엄격히 제한하는 취지는 투기세력 유입에 의한 사업성 저하와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 보호, 지분 쪼개기를 통한 조합원 수 증가 등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선 D사례는 조합설립인가일을 기준으로 해도 조합원 수가 증가하지 않아 지분 쪼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법이 방지하려는 사업성 저하나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 침해 우려도 적다. 서울행정법원은 이 같은 논리로 D에게 단독 조합원의 지위를 인정해 분양대상자가 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재개발구역 내 분양권을 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경우 도정법 및 조례에 따라 조합원 지위나 분양권에 문제가 없을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재개발조합도 시행자로 조합 전체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법규 및 최근 판례 동향에 따라 분양대상자를 선정하고 분양권을 둘러싼 소송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고형석 법률사무소 차율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