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눈앞에 둔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6단지뉴삼익’.  리모델링 추진위  제공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눈앞에 둔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6단지뉴삼익’. 리모델링 추진위 제공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일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6단지뉴삼익’이 최근 일산에선 처음으로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67%를 확보했다. 주엽동에선 ‘강선14단지두산’ ‘강선12단지두진’ 등도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을 시행 중이다.

문촌16단지, 리모델링 첫발

일산도 리모델링 '시동'…첫 조합 설립 임박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문촌16단지뉴삼익 리모델링 추진위는 내년 1월 리모델링 조합 창립총회를 열 계획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주민 동의서를 걷은 지 30여 일 만에 동의율 67%를 돌파할 만큼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조합 설립 인가를 받고 곧바로 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4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0층, 12개 동, 956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8·67·84㎡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주엽역에서 걸어서 5분이 채 안 걸리는 역세권 단지다. 용적률이 182%에 달해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경기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 단지’로 선정돼 3억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원받았다.

일산도 리모델링 '시동'…첫 조합 설립 임박
추진위는 수평·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1099가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5년 이주, 2027년 입주가 목표다. 단지 외관은 지하 3층~지상 최고 21층으로 확대된다.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은 수직 증축에 비해 사업성은 떨어지지만, 안전성 검토를 받을 필요가 없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 GS건설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이 시공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모델링이 속도를 내면서 집값도 상승세다. 이 단지 전용 67㎡는 8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올 10월 7억8800만원에 최고가를 갈아치운 지 두 달 만에 호가가 6000만원 넘게 뛰었다. 전용 84㎡ 호가 역시 8월 기록한 신고가(8억8500만원)보다 3000만원 넘게 오른 9억2000만원 선이다.

인천 지하철 일산 연장 호재도

문촌16단지뉴삼익과 맞붙어 있는 강선14단지두산(792가구, 1994년 준공)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위는 주민 동의서를 걷은 지 한 달여 만에 동의율 63%를 확보했다. 이 단지도 수평·별동 증축을 통해 가구 수를 910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이 단지 전용 84㎡는 9월 8억98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10월 경기도의 ‘찾아가는 리모델링 자문 시범 사업’ 단지로 선정된 강선12단지(309가구, 1994년 준공)와 대화동 ‘장성2단지대명’(591가구, 1995년 준공)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일산동 ‘후곡11·12단지주공’(총 1554가구, 1995년 준공)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산은 평균 용적률이 169%에 달해 재건축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며 “향후 리모델링 추진 열기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일대는 개발 호재도 있다. 정부는 4월 인천 지하철 2호선을 일산까지 총 18.5㎞ 연장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 2호선은 독정역부터 검단신도시를 거쳐 일산 킨텍스까지 연결된다. 2024년 개통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도 인천 지하철 2호선 신설역인 킨텍스역을 지날 예정이다.

일산 신도시뿐 아니라 고양시 원도심인 덕양구에서도 노후 단지들의 리모델링이 활기를 띠고 있다. 화정동 ‘별빛8단지부영’(1232가구, 1995년 준공) 리모델링 추진위는 연내 주민 67% 동의를 확보해 내년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 밖에 △행신동 ‘샘터1단지’(822가구, 1997년 준공) △화정동 ‘은빛11단지부영’(1350가구, 1996년 준공) △‘옥빛16단지주공’(514가구, 1996년 준공) 등도 추진위를 꾸려 본격적인 리모델링 절차에 들어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