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구로동 ‘중앙구로하이츠’가 예비 안전진단(현지 조사)을 통과해 재건축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인근 ‘현대연예인’도 최근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구로동 일대 노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앙구로하이츠는 최근 구로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첫 관문인 예비 안전진단 통과 통보를 받았다. 1987년 준공된 이 단지는 6개 동, 579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9~79㎡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서울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추진위는 내년 이후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정밀안전진단에서 A~E등급 중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재건축이 가시화하면서 집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단지 전용 79㎡는 9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8월 8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뒤 넉 달 만에 호가가 9000만원 뛰었다.

현대연예인도 지난 10월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1989년 입주한 이 단지는 지상 15층, 6개 동, 735가구(전용 44~84㎡)로 이뤄져 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9월 8억5000만원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연예인과 맞닿아 있는 구로주공1·2차(2126가구, 1986~1987년 준공)는 2018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비구역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시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검토 중이다. 특별건축구역은 도시 경관을 향상하기 위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곳이다. 용적률과 층고 등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두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가구수를 3300여 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구로한신1차’(488가구·1988년 준공)도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주변에 대형 개발 호재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연예인 동쪽 구로철도차량기지를 경기 광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로차량기지가 들어선 구로동 일대는 차량 통행이 불편해 ‘구일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전이 확정되면 해당 부지에 주거·상업 복합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구로동 H공인 관계자는 “이전 땐 신도림, 영등포 등 인근 업무지구로의 이동도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