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신도시 전경 / 자료=한경DB
동탄2신도시 전경 / 자료=한경DB
수도권 집값이 주춤한 가운데 외곽지역부터 본격 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와 화성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고 매수를 하려는 수요자들은 실종됐다는 설명이다. 그간 급등했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본격적으로 거품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3일 기준) 경기도 화성시 집값은 0.02% 떨어졌다. 전주(0.11%)보다 0.13%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화성시 집값은 2019년 10월 셋째 주(21일) -0.12%로 상승 전환한 이후 112주(2년 2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화성시 하락 거래는 곳곳에서 보인다. 경기도 화성시 청계동에 있는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말 12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인 13억3000만원보다는 5500만원, 올해 신고가인 14억5000만원(8월)보단 1억7500만원 낮다. 이 면적대 호가는 15억7000만원(최고가)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보다는 2억9500만원 저렴하다.

영천동에 있는 '동탄역센트럴예미지' 전용 96㎡도 이달 10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이전 거래인 11억7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낮게 거래됐다. 올해 거래된 이 면적대 최고가인 12억4000만원보다는 2억4000만원 떨어졌다.
동두천시 지행동에 있는 한 아파트 모습.  사진=이송렬 기자
동두천시 지행동에 있는 한 아파트 모습. 사진=이송렬 기자
경기도 동두천시도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동두천시는 0.03% 떨어져 전주(0.01%)에서 하락 전환했다. 작년 9월 넷째 주(28일) 상승세로 전환한 이후 63주(1년 3개월) 만에 하락한 것이다. KB부동산 기준으로 이미 하락세로 전환했고, 이번에 한국부동산원 집계에서도 내림세가 감지됐다.

동두천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와 비규제지역이라는 매력이 겹치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한때 밀려들었지만, 지난 8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집값이 약세를 보여왔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으며 버텼지만 결국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다. 외지인들이 빠져나간 탓이다.

동두천시 지행동에 있는 ‘대방노블랜드 7단지’ 전용 50㎡는 지난달 2억2300만원에 거래됐는데, 전월 2억3500만원보다 1200만원 내린 수준이다. 올해 신고가인 2억4000만원보다는 1700만원 떨어졌다.

송내동에 있는 ‘송내주공4단지’ 전용 59㎡도 2억7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 3억원보다 3000만원 더 내렸고, 생연동에 있는 ‘에이스아파트(3차)’ 전용 84㎡도 이달 1억9000만원에 팔려 신고가 2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 빠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경기도 45곳 시군구 가운데 38곳의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며 “급매물이 출현하고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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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부터 시작되는 하락 조짐은 서울 일부 지역에도 반영되고 있다. 서울은 이번 주 0.08% 상승해 전주보다 상승 폭이 다소 낮아졌다. 지난 8월 넷째 주(23일) 0.22%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6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서울 25곳 자치구 가운데 22곳의 상승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마지막 주(29일) 보합세로 돌아섰던 강북구는 전주 0.01% 상승한 이후 이런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금천구도 0.02%로 보합에 가까워졌고, 광진구(0.02%), 동대문구(0.02%), 도봉구(0.03%) 등도 상승세가 미약해졌다.

서울 집값 풍향계인 강남 4구에서도 상승세가 둔화했다. 서초(0.14%), 강남(0.12%), 강동(0.10%) 등은 여전히 0.10%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송파구는 이번 주 0.07% 올라 전주(0.14%)의 반토막 수준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대구가 0.03% 떨어져 5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고, 21주 연속 집값이 떨어진 세종은 이번 주에도 0.47% 내려 전주보다 하락 폭을 확대했다. 이 밖에도 전남 광양이 –0.02%로 하락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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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도 경기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 전셋값은 0.13% 떨어져 4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신규 ‘입주 폭탄’으로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안구에서는 지난달 ‘평촌래미안푸르지오’ 1199가구를 시작으로 ‘한양수자인평촌리버뷰’(304가구), 12월엔 호계동에서 ‘안양호계두산위브’(855가구), 비산동 ‘비산자이아이파크’ 2531가구 등 5000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됐다.

수원시 영통구와 의정부시도 각각 0.03% 내렸고, 성남시 수정구(0.01%), 용인시 기흥구(0.01%), 수원시 권선구(0.02%), 구리시(0.02%) 등의 전셋값도 상승세가 약해지고 있다.

서울도 금천구(0.01%), 관악구(0.01%), 중랑구(0.03%), 도봉구(0.04%) 등 25개 자치구 가운데 7곳을 제외한 모든 구의 전셋값 상승률이 0.10%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방 전셋값도 0.9%로 전주보다 상승률이 다소 낮아졌다. 세종은 '세종어울림파밀리에센트럴' 1210가구의 영향으로 전셋값 하락 폭이 확대, -0.33%를 기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