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촌부영 건축계획 통과
속도 높이려 수평증축나서
별동 신축해 818가구로 공급
전용 80㎡ 11.3억 신고가 거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에서 리모델링 속도가 가장 빠른 등촌부영아파트. 강서구에 낸 건축계획이 최근 통과됐다. 한경DB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에서 리모델링 속도가 가장 빠른 등촌부영아파트. 강서구에 낸 건축계획이 최근 통과됐다. 한경DB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 노후 아파트들의 리모델링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면서 재건축을 하기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단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 통합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다.
등촌부영, 건축계획 심의 통과
강서 등촌동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 바람'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서구는 최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지난 8월 등촌부영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이 낸 건축계획을 심의·통과시켰다.

등촌부영은 강서구에서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로 꼽힌다. 1994년 준공된 이 단지는 총 7개 동, 712가구(전용면적 80㎡)로 구성돼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과 5호선 발산역 사이에 있다. 마곡택지지구 및 마곡일반산업단지와도 바로 맞닿아 있다.

이 단지는 2017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이후 2019년 1차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다. 수평증축은 C등급 이상을 받아야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다. 이종신 조합장은 “등촌부영은 택지개발지구에 속해 있어 인근 초·중·고교 일조권 문제 등을 피해 건축계획을 준비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올해 건축심의를 신청하고 용적률을 높이기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해 주민 동의서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등촌부영은 지난 6월 정기총회를 통해 수평증축 및 106가구 규모의 별동을 추가 신축하는 건축계획을 확정지었다. 리모델링을 완료하면 가구 수는 818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등촌부영을 비롯해 최근 많은 단지가 수평증축으로 선회하는 이유는 ‘1·2차 안정성 검토’를 건너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사업계획을 승인받아 이주한 다음 진행되는 2차 안전진단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이 조합장은 “수평증축을 하면 행정 절차만으로 1~2년가량 빨라진다”며 “수직증축 시 단계별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다시 준비해야 하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평균 3~4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등촌 2·3·8·10단지 통합 리모델링 검토
등촌부영 바로 옆 등촌주공5단지(1045가구)는 7월 입주민 투표를 거쳐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다. 인근 등촌동 인근 가양동 강변3단지(1556가구)도 6월 리모델링 추진위를 꾸려 주민 동의 절차에 착수했다.

등촌주공2단지는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 구성을 위한 발기위원회를 열고, 소유주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 특히 등촌주공2·3·8·10단지 등 4개 단지는 통합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대단지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서다. 등촌주공2단지 505가구와 3단지 1016가구, 8단지 445가구, 10단지 566가구 등 4개 단지를 합치면 총 2500여 가구 규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리모델링은 부분 철거 후 증축하는 방식이어서 완전히 새로 짓는 재건축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작다”며 “하지만 단지 규모가 클수록 선호도가 높고 일반분양이 증가해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든다”고 했다.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우극신’(우성2·3단지, 극동, 신동아4차)은 총 4397가구 규모로,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해 5056가구 규모의 단일 브랜드 단지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소식에 등촌동 일대 아파트값도 강세다. 등촌부영 전용 80㎡는 5월 9억9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달 11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등촌주공5단지 전용 58㎡도 4월 7억8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달 9억4700만원에 손바뀜했다. 등촌동 K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초과이익 환수나 공공기부 같은 규제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며 “아직까지 매물이 부족하진 않지만 사업 진행이 속도를 내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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