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광고 모델, 개별 단지마다 선정
과거 여성 모델 선호에서 이제는 남성 선호

톱 모델 기용, 아파트 가치 간접적 알리기도
현실적인 내 집 마련 분위기 한 몫
배우 이정재가 ‘구미 푸르지오 엘리포레시티’의 모델로 선정됐다. / 자료=유튜브 푸르지오라이프 캡션

배우 이정재가 ‘구미 푸르지오 엘리포레시티’의 모델로 선정됐다. / 자료=유튜브 푸르지오라이프 캡션

경북 경주 친정집에 방문한 김모씨는 깜짝 놀랐다. 지역 방송사 아파트 광고에 이정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한 배우가 구미에서 아파트 모델을 한다니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건설사 아파트 모델이 달라지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를 홍보하기 보다는 '개별 아파트'에서 모델을 내세우는 한편, 여성보다는 3040세대 남성을 선호하고 있다. 더군다나 광고업계에서 '빅모델'이라고 불리는 톱스타들도 개별 아파트 모델로 나서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우 이정재는 대우건설이 경북 구미시 거의1지구에 짓는 ‘구미 푸르지오 엘리포레시티’의 모델로 선정됐다. 지난달 광고 촬영을 마쳤고, 최근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광고가 나오고 있다.

광고 관계자는 "아파트 브랜드 광고 보다는 해당 단지의 모델이다보니 관련 광고들도 지역에서만 전파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재의 아파트 광고는 유튜브가 아니면 서울·수도권 등에서는 볼 수 없는 셈이다. 광고 촬영은 지난달 초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9월17일 직전에 광고촬영이 완료됐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몸값이 오르기 전에 완료해서 다행(?)'이라는 반응과 함께 이제는 명실상부 '이정재 아파트'가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인천 서구에서 분양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역시 모델 덕을 톡톡히 봤다. 아파트 분양전 모델이 배우 이병헌인 점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이병헌 아파트'로 눈도장을 찍었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모델하우스 공개 이후 테마공원을 옮겨놓은 듯한 시설과 조경, 실속있는 내부공간 등이 호평을 받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권에는 2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동문건설의 브랜드 모델인 배우 이제훈. / 자료=동문건설

동문건설의 브랜드 모델인 배우 이제훈. / 자료=동문건설

동문건설은 지역에서 모델효과를 제대로 보고 아파트 브랜드 모델까지 확장시켰다. 지난해 6월 전남 광양시 마동 와우지구 A1블록에 들어서는 '광양 동문굿모닝힐 맘시티' 모델은 가수 장민호였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에서 5위를 차지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던 터였다. 동문건설은 전남권 라디오 광고를 시작으로 온라인, 영상 옥외매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고를 진행했고,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8월부터는 배우 이제훈을 브랜드 모델로 내세웠다. 새 아파트 브랜드인 '동문 디 이스트'를 선보이면서 회사의 얼굴까지 새로 선정한 것이다. 이제훈은 지상파 광고를 비롯해 온라인, 옥외, 인쇄물 등 다양한 매체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달라진 부동산 시장과도 관계가 깊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아파트 브랜드에 대해 꿈꾸거나 동경하던 곳이라는 고급 이미지를 심어놓는 데에 주력을 했다는 것. 때문에 여성을 모델로 선정하면서 욕망이나 부러움의 상징으로 아파트 브랜드 광고를 활용했다.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젊은 색채를 넣기 위해 20대 여배우를 기용하거나 안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부부모델을 발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 집 마련'이 현실적인 고민이다보니 감성적인 여성 모델 보다는 이성적인 남성 모델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내 집 마련 나이대가 3040세대로 낮아지면서 젊은 남성 배우를 선정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다소 무리(?)로 보이는 톱 모델을 선정하는 이유는 아파트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현장마다 상황이 다르고 (과거에 전국에서 청약하거나 전매가 쉬웠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지역 수요자들이 철저한 실수요자가 된 시장"이라며 "현장 특성에 맞는 모델을 선정해 제대로 실속있게 수요자들의 눈길을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나 브랜드 모델보다는 광고비도 적게 들고 기간도 짧다보니 모델과 현장 모두에게 부담이 없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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