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갓집 따라 별내 미분양 아파트 2015년 입주
작년 별내신도시 새 집 팔고 상계동으로 갈아타기

별내 집값 2억 오를 동안 상계동은 4억 올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갈아타기 시도해야"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 전경. /뉴스1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 전경. /뉴스1

"장화신고 들어가서 구두 신고 나온다"는 신도시를 대표하는 말이다. 초창기 신도시에는 인프라가 미비하다보니 장화를 신어야 할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집값이 상승한다는 점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신도시에 인프라가 부족한 점은 '참아야 할 문제' 정도로 여겨졌고, 시간이 지나면 '집값은 오른다'는 인식도 동시에 있었다.

하지만 집값이 약세였던 2010년대에 들어서기 시작했던 2기 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도청 이전 신도시, (주로 수도권) 계획도시들에는 '구두'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없었다. 분양마다 미분양이 발생하기 일쑤였고, 이 여파는 입주 때까지 이어졌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들어선 '별내신도시'도 이러한 택지개발지역 중 하나였다. 서울 동북권에 있어 노원구와 인접한 곳이다. 2005년부터 사업기간이었으나 경제위기로 인해 미뤄졌고, 2010년대에 들어서야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주택 경기침체로 입주 아파트마다 미분양이 쏟아지면서 청약통장없이 그냥 계약을 통해 입주할 수 있는 기회도 널려 있었다.

이 때 미분양 아파트를 잡았다가 지난해 서울로 들어와 성공적인 갈아타기를 한 부부의 이야기가 고준석 동국대 겸임고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고준석TV'를 통해 소개됐다. 이들 부부는 신도시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었지만, 과감히 서울의 헌집으로 이사했다. 직장과 좀 더 가깝고 기존의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서다. 불과 1년 전의 선택, 현재의 집값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 부부가 별내신도시로 이사오게 된 건 2015년말이었다. 처갓집의 영향이 컸다. A씨의 처갓집은 의정부였고, 아내의 동생이 별내신도시로 분양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2013년 분양됐던 별내의 한 아파트였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3억3000만~3억4000만원가량. 집값 상승을 보기보다는 '가족들과 가깝게 산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계약을 했다.
고준석 교수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 자료=고준석TV

고준석 교수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 자료=고준석TV

예상대로 신도시는 깨끗하고 쾌적했다. 단지는 '배산임수'라는 말이 걸맞을 정도로 입지가 자연 친화적이다. 뒤로는 국사봉에 아파트와 이어지는 등산로까지 있었고, 앞으로는 천이 흘렀다. 아파트 내에 커뮤니티, 주차시설 등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부인과 처제는 같은 동에서 사이좋게 지냈고, 종종 처갓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족감은 잠시였다. A씨와 남편의 출퇴근길은 '지옥길'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경춘선 별내역을 이용하려고 해도 집에서 차를 몰고 한참을 가야했다. 수도권 순환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에 진입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퇴계원, 구리에서 차들이 합류하면서 5분만 늦게 나가도 도착시간은 30분이 늦어졌다. 태릉, 신내동을 거쳐 서울에 진입하는 코스도 돌발상황이 너무 많았다. 처음에는 자연을 보는 게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프라가 그리워졌다. 북적이는 가게들이나 영화관, 마트, 백화점 등을 찾으면서 부부는 주말에도 서울에 가는 게 일상이 됐다.

집값이 좀처럼 오르지 않던 별내집은 지난해 반전은 맞았다. 2019년까지만해도 4억원대였던 집값이 별안간 5억원대로 뛴 것이었다. 서울지하철 4호선과 8호선 연장 소식에 GTX-B노선까지 언급되면서 한달에 수천만원씩 집값이 올랐다. 지역 카페에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고준석 교수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 자료=고준석TV

고준석 교수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 자료=고준석TV

A씨와 아내는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별내집을 팔아서 서울 역세권 아파트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30년은 된 헌집에 주택면적도 줄여가야 했다.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다들 '반대'였다. 집값이 뻔히 오를 게 보이는 별내 새 집을 두고 30년 된 구축 소형으로 가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이 부부는 서울 입성으로 마음을 굳혔다. 별내에서의 생활도 좋았지만, 5년동안 겪은 교통난와 인프라 부족은 조만간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별내집을 작년 6월에 5억6000만원에 매도하고 이 자금으로 상계주공 6단지 전용 58㎡(약 25평)를 샀다. 집값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여윳돈으로 각종 세금을 내고 인테리어를 하고 집에 들어갔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 6단지의 전용 58㎡는 지난달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호가는 9억6000만원에 달한다. 불과 1년 여만에 4억원의 집값이 뛰었다. 물론 별내의 집값도 상승했다. 별내푸르지오는 이달들어 7억85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집값이 양쪽 다 올랐지만 별내는 2억원, 서울은 4억원의 집값이 오른 것이다.

신도시 새 집 팔고 30년 된 서울 아파트 산 부부에게 벌어진 일

1년 전만해도 '선택에 후회할 수 있을 것'이라던 주변인들은 '정말 똑똑한 선택을 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들 부부는 서울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의 더블역세권인 노원역과 주변의 백화점, 마트, 골목상권 등에 대해 만족했다. A씨는 낡은 집이나 시설은 불만이었지만, 이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맞바꾸기로 했다. 사연의 당사자인 A씨는 "신축은 점점 낡은 테지만, 구축은 오히려 재건축으로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부의 각종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1주택자가 갈아타기를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신축만 고집하기 보다는 종합적으로 장기적으로 살펴보고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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