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에서 연말까지 모처럼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른다. 공급이 부족한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6606가구 '분양 단비'
8일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전국 재건축·재개발 지역 72곳에서 4만1500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만 45개 단지(전체의 62.5%)에서 2만2311가구가 공급된다. 지역별로 경기가 19곳(1만363가구)으로 가장 많고 서울(15곳·6606가구), 인천 11곳(5342가구) 순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선 삼성물산이 ‘이문1구역 래미안’(가칭)을 선보인다. 이문동 257의 42 일대 재개발을 통해 지하 5층~지상 최고 27층, 39개 동, 2904가구(전용면적 52~114㎡)의 대규모 래미안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2024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신이문역, 외대앞역과 가깝다. 전용 52~99㎡ 803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다음달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에서 학익1구역을 재개발한 ‘학익SK뷰’ 분양에 나선다. 모든 가구가 선호도 높은 전용 59~84㎡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1581가구 중 121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이 가까워 서울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같은 달 경기 안산 단원구에선 한신공영이 선부동2구역을 재건축한 ‘안산선부한신더휴’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총 339가구(전용 59·84㎡) 규모다. 선일초·중·고와 가까워 교육 여건이 좋다는 평가다.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는 것은 주택 공급 부족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자가 많아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민간이 짓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교통, 학군 등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지역에 공급돼 인기가 높다. 올해 수도권 분양 단지 1순위 청약자 수 상위 10곳 중 4곳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원베일리’(3만6116명)와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111-1구역을 재개발한 ‘북수원자이렉스비아’(2만7957명)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집값 상승으로 정비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을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다만 분양가 결정 등의 문제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