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아현동 북아현3구역 일대 모습. 앞에 있는 흰색 건물은 북아현문화체육센터. 이혜인 기자
서울 북아현동 북아현3구역 일대 모습. 앞에 있는 흰색 건물은 북아현문화체육센터. 이혜인 기자
서울 북아현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내 ‘알짜 입지’로 꼽히는 북아현2구역이 최근 서대문구에 사업시행인가 변경안을 제출하는 등 재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 단지는 재개발을 통해 2300여 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주변 연립 다세대주택 등 노후 빌라 프리미엄(웃돈)이 11억원까지 치솟고, 인근 새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다. 북아현뉴타운은 인접한 아현뉴타운과 함께 3만 가구의 도심 내 미니신도시로 조성될 전망이다.

사업시행인가 앞둔 북아현2구역

북아현2구역 600가구 늘려…"2023년 이주"
북아현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3일 서대문구에 사업시행인가 변경안을 제출했다. 중소형 주택형 비중을 높여 가구 수를 기존 계획보다 600여 가구 늘린 게 핵심이다.

조합 관계자는 “오는 11월에는 인가를 받는 게 목표”라며 “지금 속도라면 2023년에는 이주와 철거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곳은 서울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과 2호선 아현역을 끼고 있어 아현뉴타운 5개 구역 중 실수요자 선호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아 2332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이곳은 2009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조합 내부 갈등 등으로 수년째 개발이 지연돼 왔다.

북아현2구역 600가구 늘려…"2023년 이주"
북아현2구역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주변 노후 빌라 몸값이 뛰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준공 후 중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빌라는 프리미엄만 11억원에 달한다. 북아현동 A공인 관계자는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빌라 매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실거주를 원하는 조합원이 상당수여서 매물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구역 서쪽 4000여 가구의 신축 단지(1-1~3구역)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8월 입주한 힐스테이트신촌(1-1구역·1226가구)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16억8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현재 호가는 17억5000만원에 달한다. 1-2구역을 재개발한 신촌푸르지오(940가구) 84㎡도 같은 달 16억9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2017년 준공된 e편한세상신촌(1-3구역·1910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0일 17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북아현뉴타운은 도심 중심 입지에 대단지 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했다.

아현뉴타운과 시너지 효과 기대

북아현뉴타운 5개 구역 사업이 완료되면 1만200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인근 아현뉴타운(1만8000가구)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서울 서북권 인기 주거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지역은 입지와 교통 면에서 서북권 최고 주거타운이란 평가를 받는다. 서울지하철 2·5호선과 경의중앙선 신촌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신촌로 대흥로 마포대로 등을 끼고 있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이 인접해 대학 상권과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고 북쪽으로 안산이 자리해 쾌적하다. 추계초 경기초 인창중·고 서울여중·고 한성중·고 등이 있어 교육 환경도 좋은 편이다.

북아현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3구역(재개발 후 4757가구)은 공공기부 문제로 사업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3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와 조합은 애초 단지 내에 공공기부 형태로 공공 기숙사를 짓겠다고 협의했다. 하지만 시에서 기숙사 위치를 충정로역 앞으로 제시하면서 조합원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공공 기숙사 위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3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